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2028년, 오페라 《소나기》가 20주년을 맞는다. 황순원의 명작을 소극장 오페라로 옮긴 《소나기》는 그동안 꾸준히 공연되면서 청중의 공감을 얻어왔다. 이제 이 작품을 전국의 관객과 만나게 하고, 청소년부터 장년·노년까지 함께 즐기는 국민 오페라로 발전시킬 때다.
《소나기》의 전국화는 우리 문학과 창작음악을 일상 가까이에서 만나는 문화운동이다. 청소년에게는 문학 속 감정을 음악으로 경험하는 첫 오페라가 되고, 부모와 조부모에게는 어린 시절 읽었던 작품을 다음 세대와 나누는 자리가 될 수 있다. 같은 이야기를 서로 다른 나이에 만나는 경험이 세대 사이의 대화를 열어준다.
AI와 디지털 매체가 일상화될수록 사람이 직접 느끼고, 상상하고,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경험을 충분히 마련해야 한다. 《소나기》에는 서툰 호감과 기다림, 자연을 함께 바라보는 기쁨,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이 담겨 있다. 오페라는 이러한 감정을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으로 들려준다. 관객은 인물이 끝내 하지 못한 말을 상상하면서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돌아보게 된다.
이 운동에서 말하는 ‘순수성’은 타인의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일에도 감동할 수 있는 감수성이다. 우리는 《소나기》를 통해 이러한 감수성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넓히고자 한다. 게임 과몰입과 관련해서도 예술을 통한 건강한 여가 선택지와 가족 대화의 확대에 의미를 둔다. 공연의 치료 효과를 약속하기보다, 청소년이 자발적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 경험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다. 교육적 취지는 작품의 음악적 매력과 감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전달되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에서 창의성과 공감, 세대 간 대화, 학교와 문화기관의 협력을 강조하는 유네스코의 방향도 이러한 사업 취지를 뒷받침한다. 구체적인 관람 효과는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하고 축적해 나간다.

전국화와 상설 레퍼토리 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업을 추진한다.
반복 공연이 가능한 소극장 표준 제작본을 마련
기존 악보와 대본을 바탕으로 음악적 완성도를 유지하면서 이동과 재설치가 편리한 무대를 개발한다. 악보·파트보·연습 음원·연출 자료·기술 조건을 정리하여 지역 공연장이 작품을 쉽게 검토하고 다시 초청할 수 있도록 한다. 학교와 도서관을 위한 해설형 발췌 공연도 별도로 준비해 전막 공연 관람으로 연결한다.
학교·도서관·공연장을 잇는 관람 체계를 만든다
학교와 도서관에서 원작을 읽고, 공연장에서 오페라를 관람한 뒤, 인물에게 편지 쓰기나 감상 나누기를 진행한다. ‘원작 읽기–공연 관람–세대 대화’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활동은 관객의 선택을 존중하고, 본공연의 흐름과 여운을 충분히 누릴 수 있게 운영한다.
한 도시에서 여러 차례 공연하는 지역 순회를 추진
평일에는 학교 단체, 저녁과 주말에는 가족 관객을 중심으로 편성한다. 인근 도시를 묶어 이동하고 한 지역에서 여러 회차 공연하면 운송과 설치 부담을 나누면서 더 많은 관객을 만날 수 있다. 초기에는 실행 여건이 갖춰진 3~5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고, 성과를 바탕으로 거점을 확대한다.
대표 아리아와 이중창을 작품의 얼굴로 알린다
관객 반응과 음악적 완성도를 검토해 대표곡 2~3곡을 선정한다. 가사 자막을 붙인 영상과 감상용 음원, 짧은 해설을 공개하여 공연 전에 음악을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 적합한 곡은 필요한 이용 협의를 거쳐 성악 연주회와 교육 현장에서도 활용한다. 작품 속 음악이 공연장 밖에서도 불릴 때 레퍼토리의 생명력은 길어진다.
기업과 지역사회의 후원을 관람 기회로 연결한다
기업에는 청소년 관람 좌석과 교통비, 독서 활동을 함께 지원하도록 제안한다. 지역 문화재단과 공연장은 공연 구매와 운영을, 학교와 도서관은 관객 참여와 후속 활동을 맡는다. 일반 티켓 판매, 기관의 공연 구매, 기업 후원을 결합하고 각각의 역할과 비용 분담을 명확히 한다.
해마다 돌아오는 공연 일정을 확보한다
봄에는 학교 관람, 초여름에는 가족 관람, 가을에는 독서 행사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지역별 공연 시기를 정한다. 공연을 마친 지역부터 다음 해 일정을 협의하고, 가능하면 3년간의 연례 편성을 추진한다. 상설화의 출발점은 관객이 “내년에도 우리 동네에서 《소나기》를 만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데 있다.
추진 일정은 2026년 하반기 자료와 제작체계 정비, 2027년 지역 시범사업, 2028년 20주년 전국 공동 캠페인으로 설정한다. 2028년에는 10개 내외 거점을 제안 목표로 삼되, 실제 수요와 예산에 맞춰 규모를 확정한다. 이후에는 재초청 지역을 중심으로 연례 공연을 이어가고, 준비된 지역 예술단체와 공동제작을 확대한다.
기대 효과는 대상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청소년에게는 문학과 음악을 함께 해석하고 감정을 표현할 기회가 생긴다. 가족에게는 서로의 어린 시절과 마음을 이야기할 공통의 계기가 마련된다. 지역사회에는 가까운 공연장에서 창작오페라를 만날 기회가 늘어나며, 예술가에게는 반복 출연과 작품 해석을 축적할 기반이 생긴다.
성과는 관객 수와 만족도에 더해 첫 오페라 관람 비율, 세대 동반 관람, 후속 독서·대화 참여, 다음 연도 재초청 여부로 확인한다. 이러한 기록은 공연을 개선하고 협력 기관과 후원자를 설득하는 근거가 된다.
어린 시절 《소나기》를 본 관객이 훗날 자신의 아이와 함께 다시 공연장을 찾는 것. 2028년 20주년 사업은 그런 문화적 기억을 전국에 심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홍보 카피 5개
부모의 추억과 아이의 설렘이 만나는 오페라, 《소나기》.
AI 시대, 사람의 마음을 배우는 시간.
화면을 잠시 내려놓으면, 우리 사이에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책으로 만난 《소나기》, 노래로 오래 남다.
해마다 우리 동네에 내리는 감동, 오페라 《소나기》

통영 윤이상 기념관 메모리얼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