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230년 전 수원화성이 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세워졌다면, 2026년 수원에서는 새로운 클래식의 시간이 시작된다.
‘2026 수원 방문의 해’와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을 기념하는 《낯익은 클래식》이 오는 10월 3일 오후 5시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첫 무대를 연다. (사)한국음악협회 수원시지부와 공연기획사 클래폼(CLAFORM)이 함께 선보이는 이번 무대는 단순한 기념공연을 넘어 수원을 대표하는 지속 가능한 클래식 공연 브랜드를 지향한다.
《낯익은 클래식》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이 이미 알고 있는 음악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클래식 명곡뿐 아니라 탱고, 영화음악, 크로스오버 등 대중에게 친숙한 선율을 서로 다른 악기와 편성으로 다시 들려준다.
‘이 곡, 나 알아!’라는 반가움에서 시작하지만 음악적 경험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같은 선율도 누가 연주하고 어떤 악기로, 어떤 편성으로 들려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음악이 된다. 공연은 바로 그 차이를 관객 스스로 발견하게 한다.
이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단순히 ‘쉬운 곡을 들려주는 것’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관객의 진입장벽은 낮추되 음악의 완성도와 장르적 깊이는 유지하면서 클래식의 외연을 넓히는 방식이다.
무대의 중심에는 클래시칸 앙상블이 선다. 바이올린 이소란·이희명, 비올라 이신규, 첼로 장우리, 피아노 이현진이 참여해 정통 실내악의 밀도와 앙상블의 정교한 호흡을 들려준다.
특별 게스트로는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가 나선다. 클래시칸 앙상블과 함께 정통 탱고 음악을 선보이며 클래식과 탱고의 경계를 넘나든다. 반도네온의 짙은 음색과 탱고 특유의 리듬은 실내악 중심의 무대에 강렬한 대비와 새로운 긴장감을 더한다.
두 대의 피아노와 여덟 개의 손이 만들어내는 ‘2Piano 8Hands’에는 피아니스트 윤은경·김은아·노지영·강승찬이 참여한다. 한 대의 피아노를 넘어 두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풍성한 음향과 네 연주자의 정교한 호흡이 무대의 시각적·청각적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Guitar Duo HERMANO의 김승원·김승주는 클래식 기타 특유의 따뜻하고 섬세한 음색으로 공연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힌다. 문화예술전문 MC 김병재는 각 무대의 음악적 배경과 이야기를 연결하며 관객이 공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번 공연에서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행사의 지속 가능성이다. 수원시음악협회와 클래폼은 《낯익은 클래식》을 수원화성 230주년을 기념하는 단발성 무대로 끝내지 않고 매년 새로운 음악과 연주자를 만날 수 있는 지역 대표 클래식 브랜드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김명신 (사)한국음악협회 수원시지부 회장은 “《낯익은 클래식》은 수원이 가진 역사적 시간성 위에 새로운 음악적 숨결을 불어넣는 뜻깊은 시도”라며 “클래식이 진입장벽이 높은 음악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친숙하고 즐겁게 경험할 수 있는 예술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역량 있는 연주자와 예술단체, 시민과 기업이 음악으로 하나 되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낯익은 클래식》이 수원을 대표하고 시민들이 매년 기다리는 지속 가능한 공연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클래폼 박지연 대표는 “잘 알고 있던 음악도 연주자와 악기, 편성에 따라 전혀 다르게 들릴 수 있다”며 “그 순간을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의 공연에 그치지 않고 수원에서 매년 기다려지는 공연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수원화성 23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과 클래식의 만남은 단순한 시간의 병치가 아니다. 도시의 유산을 과거의 기념물로 남겨두지 않고 오늘의 문화 콘텐츠로 재해석한다는 데 이번 공연의 의미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230년 전의 화성을 기억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어떤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갈 것인가이다. 《낯익은 클래식》은 음악을 통해 그 질문에 답하려 한다.
익숙한 선율을 새로운 방식으로 듣고, 클래식과 다른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지역의 음악가와 시민을 하나의 무대로 연결하는 것. 그것이 《낯익은 클래식》이 첫 무대에서 내세우는 음악적 선언이다.
수원화성의 230년이 도시의 역사라면,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역사 위에 축적될 새로운 문화의 시간이다. 《낯익은 클래식》이 그 첫 페이지가 될 수 있을지, 10월 3일 첫 무대가 주목된다.
한편 공연은 10월 3일 오후 5시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관람 연령은 7세 이상이며 NOL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