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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오숙자 '꽃담' 창작 20주년 기념- 지역 나들이

향토 르네상스 가곡 콘서트로 전국 잇는다

K-Classic News  김은정 국장

 

 

소프라노 김지현, 에어로폰 한영열, 피아노 김민경 앙상블이 곡을 부활시켜

 

탁계석 작사, 오숙자 작곡의 가곡 《꽃담》이 2027년 창작 20주년을 맞는다. 2007년 작곡된 이 작품은 오랫동안 무대에서 자주 불리지 못해 거의 묻혀 있다시피 했지만, 최근 한국가곡학회 창립 30주년 기념음악회에서 소프라노 김지현과 에어로폰 한영열, 피아노 김민경이 함께 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꽃담》은 우리 옛집의 정취와 담장에 스민 삶의 기억을 서정적인 언어와 음악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국적인 미감과 따뜻한 정서가 섬세하게 표현된 가곡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청중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시어가 지닌 소박한 아름다움과 오숙자 작곡가 특유의 유려한 선율이 어우러져, 전통의 풍경을 오늘의 감성으로 되살려낸다.

 

K-Classic 조직위원회는 그동안 이 작품을 충분히 알리고 무대에 올리지 못한 아쉬움을 되갚는다는 뜻에서 《꽃담》 창작 20주년 전국 투어를 구상하고 있다. 전국의 가곡 동호인과 지역 문화예술 현장을 직접 찾아가 작품을 소개하고, 각 지역의 향토 가곡과 함께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한 작품의 창작 20주년을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지역마다 전해지는 향토 민요와 가곡을 발굴해 《꽃담》과 함께 소개하는 ‘향토 르네상스 가곡 콘서트’를 하나의 지속 가능한 공연 브랜드로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지역의 시인과 작곡가, 성악가, 피아니스트, 낭송가와 가곡 동호인들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되살리고 새로운 청중을 넓혀갈 수 있다.

 

공연에는 향토 민요와 창작가곡뿐만 아니라 지역의 정서를 담은 피아노곡과 실내악 작품도 함께한다. 시인들이 직접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작곡가가 작품의 탄생 배경을 들려주며, 연주자와 청중이 대화를 나누는 복합문화 형식으로 꾸민다. 이를 통해 지역 간 소통과 시인·작곡가·연주자의 교류를 확장하는 새로운 ‘K-가곡 웨이브 프로젝트’로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어의 운율과 전통적 정서를 현대적인 음악어법으로

 

원로 작곡가 오숙자는 한국어의 운율과 전통적 정서를 현대적인 음악어법으로 풀어온 작곡가다. 서정성과 가창성을 바탕으로 시의 의미를 음악 안에서 깊이 있게 살려왔으며, 《꽃담》에서도 우리 고유의 정서와 풍경을 따뜻하고 품격 있는 선율로 구현했다.

 

《꽃담》의 작사가 탁계석은 40년간 음악 현장을 지켜온 음악평론가이자 작사가·대본가이며, K-Classic 조직위원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오페라와 칸타타 대본을 통해 역사와 인물, 향토의 이야기를 무대예술로 전환해 왔다. 최근에는 ‘문화 아키텍트 GS.Tak’으로서 K-Classic과 K-가곡의 새로운 생태계를 설계하고 국내 창작음악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세대와 문화 변화에 적극적 대응, 가곡뿌리 지켜야 

 

세대와 문화 환경이 급격히 바뀌면서 가곡의 위기론이 제기되는 지금, 보다 적극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 가곡을 학창 시절에 배우고 즐겼던 세대가 먼저 그 가치를 지켜주고, 다음 세대에 노래와 감동을 전수해야 한다. 학교 교육과 지역 공연, 동호인 활동을 연결해 청소년들이 우리말과 우리 선율의 아름다움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동력은 작품과 무대, 교육과 청중이 함께 움직일 때

 

한글의 세계적 보급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오늘은 K-가곡이 세계무대로 진입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한국어 원문과 함께 영문 번역 가사, 자막, 해설 콘텐츠를 개발하고 해외 성악가와 합창단이 부를 수 있는 악보와 음원을 보급한다면, K-가곡은 K-팝과는 또 다른 깊이의 한국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다.

 

가곡의 미래를 위한 동력은 작품과 무대, 교육과 청중이 함께 움직일 때 만들어진다. 《꽃담》 창작 20주년을 계기로 시작되는 ‘향토 르네상스 가곡 콘서트’가 지역에 뿌리내린 노래를 다시 깨우고, 세대와 지역을 잇는 새로운 가곡운동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한 편의 오래된 가곡이 다시 꽃을 피우고, 그 향기가 전국과 세계로 번져가는 길이 이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