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김은정 국장|

GS.Tak “우리 역사를 노래하는 K-합창, 세계 명곡 시대를 열겠다”
합창으로 역사를 기억하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잇다
K-Classic이 ‘애국 합창의 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창작 합창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우리 역사와 향토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들고, 전문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을 연결해 창작과 연주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브랜드와 로고를 기획한 문화 아키텍트 GS.Tak에게 발족 취지와 추진 방향을 들었다.
김은정 국장: ‘애국 합창의 힘’ 네트워크를 발족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입니까?
GS.Tak: 우리에게는 깊은 역사와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라를 지킨 인물들의 헌신, 지역마다 이어져 온 삶의 기억, 고난을 이겨낸 국민의 정신은 모두 훌륭한 합창의 소재입니다. 이제 이러한 이야기가 더 많은 창작 합창곡으로 태어나 국민에게 불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는 뛰어난 작곡가와 지휘자, 훌륭한 합창단이 있습니다. 이들의 역량을 우리 서사와 연결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국 합창의 힘’은 하나의 공연을 위한 이름이 아니라, 창작과 연주, 시민 참여를 지속적으로 연결하려는 문화예술 브랜드이자 네트워크입니다.
합창이 다른 예술 장르보다 특별히 강한 ‘서사의 힘’을 지녔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합창에는 말과 음악이 함께 있습니다. 가사는 무엇을 기억하고 전하려는지 구체적으로 말해 주고, 음악은 그 의미를 감정과 울림으로 확장합니다. 여기에 여러 사람이 함께 목소리를 모으는 행위가 더해지면서 개인의 이야기가 공동체의 이야기로 바뀝니다. 역사책에서 읽었던 한 문장이 합창으로 들려올 때, 우리는 그 시대를 마음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합창은 과거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예술입니다. 역사와 시대정신, 통합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데 합창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국내에 많은 공공 합창단이 있지만, 우리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창작 합창곡의 지속적인 연주는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개별 합창단의 의지만으로 설명할 문제는 아닙니다. 창작곡은 대본 발굴부터 작곡, 연습, 초연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재원이 필요합니다. 정해진 공연 일정과 예산, 운영 체계 안에서 새로운 작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초연 이후의 길이 중요합니다. 좋은 작품도 한 번 발표되고 끝나면 레퍼토리로 정착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합창단이 다시 선택할 수 있도록 악보와 연주 자료, 작품 해설이 갖춰져야 합니다. 창작을 지원하는 것과 함께 재연을 가능하게 하는 유통·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국공립 합창단 중심의 구조를 넘어 민간·시민합창단을 중심으로 새로운 합창 생태계를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공공 부문의 변화만을 기다리기보다 민간에서 먼저 움직일 수 있는 길을 열자는 것입니다. 지역의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알고, 생활 속에서 노래할 수 있는 시민합창단은 소중한 창작의 동반자입니다. 이들이 좋은 작품을 만나 활발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국공립과 민간을 대립시키려는 것은 아닙니다. 전문합창단은 높은 예술성과 연주 경험을 나누고, 시민합창단은 참여와 확산의 기반을 넓힐 수 있습니다. 서로의 강점을 연결해 더 많은 무대와 청중을 만드는 열린 네트워크가 우리의 방향입니다.
K-Classic이 추진하는 ‘역사 영웅들의 대행진’은 어떤 작품이며, ‘애국 합창의 힘’과 어떻게 연결됩니까?
‘역사 영웅들의 대행진’은 강감찬, 이순신, 논개,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등 우리 역사 속 인물들의 삶과 선택을 음악적 서사로 연결하려는 프로젝트입니다.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내어놓았다는 정신적 연결점이 있습니다. 단순히 영웅의 업적을 나열하기보다 그들이 무엇을 지키고자 했는지, 오늘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를 담고자 합니다. 이러한 서사를 독창과 중창, 합창으로 풀어내고, 그중 합창곡들이 다양한 무대에서 독립적으로도 연주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려 합니다. ‘애국 합창의 힘’이 지향하는 역사 레퍼토리의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3·1절, 광복절, 현충일, 한글날 등 국경일과 국가기념일에 맞는 합창 레퍼토리는 어떻게 개발하고 확산할 계획입니까?
먼저 각 기념일의 의미에 맞는 주제와 작품을 연결하고자 합니다. 독립과 자유, 희생과 추모, 한글과 문화의 가치가 각각의 무대에서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기념행사를 위해 관행적으로 곡을 고르는 데서 나아가, 그날의 의미를 깊이 전하는 레퍼토리를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기존 창작곡을 발굴하는 일과 신작 위촉을 함께 추진하고, 합창단의 규모와 기량에 맞는 작품 정보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악보와 음원 등의 자료는 저작권자와 이용 조건을 협의해 공유 기반을 만들고자 합니다. 좋은 작품이 전국의 여러 합창단에 의해 거듭 연주될 때 기념일의 문화도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세계인이 함께 부르는 ‘K-합창 명곡’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입니까?
좋은 서사와 높은 음악적 완성도, 그리고 지속적인 연주입니다. 베르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 헨델의 《메시아》는 성격과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오랜 시간 연주되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우리 역시 한 번의 발표를 넘어 오래 불리는 작품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한국의 이야기에 뿌리를 두되 자유, 사랑, 희생, 존엄, 평화처럼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담아야 합니다. 대본가와 작곡가, 지휘자가 창작 단계부터 협력하고, 초연 후에도 작품을 다듬으며 재연 기회를 넓혀야 합니다. 해외 합창단이 접근할 수 있는 번역과 발음 안내, 작품 해설도 함께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토 르네상스’와 세종대왕 탄신 630주년 ‘여민락 합창’ 프로젝트는 어떻게 추진할 계획입니까?
향토 르네상스는 지역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를 오늘의 문화적 자산으로 되살리는 일입니다. 지역의 인물과 문화유산, 민요와 생활사를 조사하고 주민들의 기억을 모아 대본과 노랫말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지역 합창단이 자기 고장의 이야기를 직접 노래한다면 작품에 대한 애정과 지속성도 커질 것입니다. 2027년 세종대왕 탄신 630주년을 계기로 구상하는 ‘여민락 합창’은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정신을 오늘의 시민 참여로 잇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세종의 애민정신과 한글의 가치를 합창으로 풀어내고, 여러 지역과 세대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대형 기념공연과 일상적인 시민합창 활동이 서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국 합창의 힘’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대한민국 합창의 미래상과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말하는 애국은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강요하거나 다른 나라를 배척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역사와 이웃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공동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려는 마음입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각자의 개성을 지키면서 조화를 이루는 합창 자체가 그 정신을 보여줍니다. 궁극적으로는 전국의 합창단이 우리 작품을 자연스럽게 선택하고, 시민들이 자신의 역사와 삶을 노래하며, 해외 합창단도 한국 작품을 찾아 부르는 미래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역별 연합공연에서 출발해 국제 교류와 전국 규모의 합창축제, 나아가 만인합창제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한 사람의 목소리는 작지만, 수많은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면 시대를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역사를 기억하고 오늘을 노래하며, 국민의 마음을 잇고 세계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합창. 그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갈 ‘애국 합창의 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