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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dos Han 칼럼] 안소니 홉킨스의 두 번째 음반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삶의 방식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인생은 여전히 우리에게 새로운~

K-Classic News  Erdos Han  작가 |

 


 

배우 안소니 홉킨스을 우리는 흔히 영화 속 인물로 기억한다. 강렬한 눈빛, 깊은 침묵, 그리고 인간 내면의 어둠과 고독까지 표현해 내는 위대한 배우. 그러나 이제 그는 배우라는 이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었다. 여든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그는 음악을 만들고, 피아노 앞에 앉아 새로운 세계를 향해 걸어간다. 


최근 발표된 《Life Is a Dream》은 그가 수십 년 동안 작곡해 온 음악을 한데 모은 매우 개인적인 작품이다. 어린 시절의 웨일스, 가족, 사랑하는 사람들, 지나간 시간과 삶의 기억이 음악 속에 녹아 있다. 이 음반은 단순히 한 유명 배우의 취미 생활이 아니다. 오히려 한 인간이 평생 숨겨 두었던 또 하나의 자신을 세상 밖으로 꺼내 보인 고백에 가깝다. 그의 작품에는 향수와 기쁨,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시간과 죽음에 대한 사색이 담겨 있다.

 

안소니 홉킨스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삶의 철학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인생에는 늦은 시간이 없다는 것.
우리는 너무 자주 나이를 핑계로 꿈을 포기한다. 젊었을 때 하지 못했으니 이제는 늦었다고 말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홉킨스는 여든여덟의 나이에 자신의 음악을 세상에 내놓으며 조용히 우리에게 묻는다.
“정말 늦은 것인가, 아니면 아직 시작하지 않은 것인가?”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사랑했고 평생 작곡을 계속했다. 배우로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뒤에도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음악을 버리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 하나를 가르쳐 준다. 사람은 하나의 직업이나 하나의 성공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배우가 음악가가 되고, 음악가가 다시 철학자가 되는 것처럼 인간의 삶은 계속 변화할 수 있다.
또한 그의 삶에는 시간에 대한 깊은 통찰이 있다. 그는 삶을 긴 작별의 과정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어린 시절과 작별하고, 청년 시절과 작별하며, 사랑했던 사람들과 작별한다. 언젠가는 우리 자신과도 작별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절망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영원하지 않기에 오늘이 소중하고, 사라지기에 지금의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이다.

 

삶은 완벽해지는 과정이 아니라, 불완전한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계속 만들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사진 속 종이배처럼 우리의 인생 역시 완벽하게 단단하지 않다. 작은 물결에도 흔들리고, 때로는 물에 젖어 가라앉을 것처럼 위태롭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종이배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가 아니라, 그 작은 배에 무엇을 싣고 어디를 향해 가느냐일 것이다.

 

안소니 홉킨스의 음악은 우리에게 말한다.
지금까지의 삶이 어떠했든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나이가 들었다고 꿈이 늙는 것은 아니라고.
인생의 마지막 장에서도 새로운 첫 문장을 쓸 수 있다고.
그래서 그의 음악은 음반을 넘어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된다.

 

ㅡ오늘이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인생은 여전히 우리에게 새로운 악보 한 장을 건네고 있는 것이다..ㅡ

 

Artist ERDOS 한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