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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dos Han 칼럼] AI, 플라톤에게 질문하다

기계가 지식을 생산하는 시대, 인간은 지혜를 배워야

K-Classic News Erdos Han 작가 |


 

“플라톤 선생님, AI가 인간의 지식을 대신하고, 기계가 인간보다 빠르게 생각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1세기에도 철학이 필요한가요?” 아마 플라톤은 잠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되물을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묻겠네. AI가 생각을 대신한다면, 인간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질문이야말로 21세기 철학의 출발점이다

 

인류는 놀라운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다.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의 정보를 검색하고, 인공지능에게 글을 쓰게 하며,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의료와 과학기술의 혜택을 누린다. 그러나 풍요가 인간을 반드시 행복하게 만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선택할 것이 많아질수록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려워졌고, 정보가 넘칠수록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은 더 많은 지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중요한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질문하는 능력이다.

 

플라톤의 시대에도 철학은 정답을 주는 학문이 아니었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며, 진리와 정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21세기에는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AI는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정보를 정리하고 문장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인간에게 좋은 것인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계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기술이 가능하다는 것과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교육은 지식의 전달에서 질문의 교육으로 이동해야 .

 

아이들에게 정답을 외우게 하기보다 “왜 그런가?”를 묻게 해야 한다. AI가 답을 만들어주면 “그 답을 믿어도 되는가?”를 다시 질문하게 해야 한다. 성공을 가르치기 전에 “성공한 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해야 한다.

 

철학은 현실과 동떨어진 고전 속의 학문이 아니다. 오히려 물질과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내면을 붙잡아주는 가장 현실적인 학문이 될 것이다.
플라톤에게 다시 묻는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그는 아마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위해 알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되게 하게.”

 

21세기의 철학은 과거의 철학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다. AI와 인간, 물질과 정신, 편리함과 자유, 속도와 성찰 사이에서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AI가 답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시대일수록 인간에게는 천천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기계가 지식을 생산하는 시대, 인간은 지혜를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플라톤에게 다시 질문해야 하는 이유다.

 

Artist ERDOS 한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