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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김민지, 여름의 끝에서 '사랑'을 노래하다

8월 31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독창회…가곡에서 오페라 아리아까지 사랑의 다채로운 표정 담아
그리그·리스트·드뷔시·라흐마니노프와 푸치니·마스카니·구노·레온카발로의 만남

K-Classic News 오형석 기자 |소프라노 김민지가 여름의 끝자락에서 ‘사랑’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소프라노 김민지 독창회 《여름의 끝에서, 사랑을 부르다》가 오는 8월 31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다. 피아니스트 서현일, 테너 이정원이 함께하는 이번 무대는 독일·프랑스·러시아 가곡부터 이탈리아 오페라 아리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통해 사랑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성악의 언어로 조명한다.

 

이번 독창회의 가장 큰 특징은 특정 시대나 작곡가에 프로그램을 한정하지 않고,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음악적 언어를 연결했다는 점이다.

 

1부는 가곡으로 시작한다. 그리그의 〈Ich liebe dich〉, 쉬라의 〈Sognai〉, 리스트의 〈O lieb〉, 드뷔시의 〈Apparition〉, 라흐마니노프의 〈He пoй, красавица!〉 등이 무대에 오른다.

 

가곡은 한 편의 시와 음악, 그리고 성악가의 목소리가 긴밀하게 만나는 장르다. 오페라처럼 거대한 무대나 극적 장치에 의존하지 않는 만큼 성악가의 발성과 호흡, 언어에 대한 이해와 섬세한 음악적 해석이 중요하다.

 

김민지는 이들 작품을 통해 사랑의 설렘과 동경, 그리움과 기다림 등 내밀한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한국 가곡도 프로그램에 포함된다. 정애련의 〈진달래〉, 이상규 작시의 〈노을빛 그대〉, 현제명의 오페라 《춘향전》 중 〈사랑가〉를 통해 서양 가곡과는 또 다른 한국적 서정성을 선보인다.

2부에서는 오페라 아리아가 중심을 이룬다.

 

푸치니 《라 보엠》의 〈Donde Lieta〉를 비롯해 마스카니 《L’amico Fritz》의 〈Son pochi fiori〉,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박쥐》의 〈Klänge der Heimat〉, 조르다노 《Fedora》의 〈Amor ti vieta〉, 구노 《Faust》의 〈L’air des bijoux〉, 레온카발로 《Pagliacci》의 〈Qual fiamma avea nel guardo…〉 등이 이어진다.

 

1부의 가곡이 사랑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라면 2부의 오페라 아리아는 사랑을 둘러싼 욕망과 갈등, 희열과 비극을 보다 극적으로 보여준다.

 

푸치니의 서정적인 선율에서 마스카니와 조르다노의 극적 감정, 구노의 화려한 음악적 표현과 레온카발로의 강렬한 드라마까지 작곡가마다 다른 음악적 색채가 한 무대에서 펼쳐진다.

 

여기에 테너 이정원이 참여해 독창 중심의 프로그램에 또 다른 성악적 색채를 더한다. 피아니스트 서현일 역시 성악과 긴밀한 호흡을 이루며 가곡의 섬세한 결을 뒷받침한다.

김민지는 이번 공연에 대해 “저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는 무대”라며 “사랑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가곡에서 오페라 아리아까지 다양한 작품을 한 무대에서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곡에서는 사랑의 섬세한 감정과 내면을, 오페라 아리아에서는 사랑이 만들어내는 보다 강렬하고 극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며 “제가 그동안 음악을 공부하고 무대에서 경험해온 시간들을 한 곡 한 곡에 담아내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지는 “단순히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것을 넘어 관객 여러분이 각 작품 속 사랑의 감정을 함께 느끼고 자신의 기억과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여름의 마지막 날,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관객 여러분과 가까이 호흡하며 음악으로 사랑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지는 선화예술중·고등학교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를 졸업했으며, 이후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하고 최고연주자과정(BIENNIO)을 마쳤다. 국내외 오페라와 콘서트 무대를 통해 활동하며 성악가로서 음악적 영역을 넓혀왔다.

 

이번 독창회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엇보다 성악가의 목소리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무대라는 점이다.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이라는 친밀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만큼 대형 오페라 무대와는 다른 밀도 높은 음악적 소통이 가능하다. 가곡에서는 시어와 선율 사이의 미세한 감정을, 오페라 아리아에서는 인물의 극적 감정과 성악적 에너지를 보다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름의 끝에서, 사랑을 부르다’라는 제목은 이번 공연의 음악적 방향을 함축한다. 사랑은 기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만남과 이별, 기다림과 그리움, 욕망과 상실까지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복합적인 감정이 사랑이라는 이름 안에 존재한다. 김민지는 그 다양한 감정을 서로 다른 시대와 언어의 작품으로 풀어낸다.

 

그리그와 리스트의 서정에서 드뷔시와 라흐마니노프의 섬세한 감성으로, 다시 푸치니와 마스카니, 구노와 레온카발로의 극적인 세계로 이어지는 음악적 여정이다.

 

결국 이번 무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거창한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음악을 통해 자신의 기억 속 사랑을 다시 만나는 시간에 가깝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한 편의 시가 되고, 한 편의 오페라가 되어 관객의 기억을 두드리는 순간. 김민지는 여름의 마지막 날, 체임버홀이라는 공간에서 그 울림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한편 소프라노 김민지 독창회 《여름의 끝에서, 사랑을 부르다》는 오는 8월 31일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개최된다. 전석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