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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dos Han 칼럼] 성공한 친구가 싫어진다

― 불행한 친구에게는 애정이 가는 인간 심리의 간극ㅡ

K-Classic News Erdos Han  작가|

 

 

 

우리는 흔히 친구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한다. “네가 잘돼서 나도 기쁘다”는 말은 아름답고 인간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가까운 친구가 성공하고 자신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면 축하의 박수 뒤편에서 묘한 불편함이 생기기도 한다. 반대로 어려움을 겪는 친구에게는 유난히 마음이 쓰이고, 도와주고 싶고,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왜 우리는 성공한 친구보다 힘든 친구에게 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일까.

 

그것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악해서가 아니라, 비교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친구는 낯선 사람보다 훨씬 가까운 비교의 대상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 수십억 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고 해서 크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함께 공부하고, 함께 일하고, 비슷한 시절을 살아온 친구가 갑자기 큰 성공을 거두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친구의 성공은 단순한 타인의 성공이 아니라 어느 순간 ‘나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저 친구는 저렇게 되었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바로 그 순간 축하해야 할 성공이 나에게는 자신의 부족함을 확인시키는 사건으로 변한다. 친구가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나는 그 성공 앞에서 작아진 자신을 발견한다. 그래서 인간은 때때로 친구의 성공 자체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성공 앞에서 작아지는 자신의 모습을 싫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반대의 심리다.

 

친구가 사업에 실패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우리는 쉽게 손을 내민다.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돼.”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한다. 친구의 불행 앞에서는 마음이 따뜻해지고 관계도 오히려 가까워진다. 여기에는 연민이라는 아름다운 감정이 존재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간의 또 다른 심리가 숨어 있을 수 있다. 나보다 어려운 친구를 보면서 우리는 자신의 삶이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안도감을 얻기도 한다. 친구의 불행은 나에게 ‘나는 아직 괜찮다’는 무의식적인 위안을 주기도 하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친구의 성공 앞에서는 나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친구의 불행 앞에서는 나의 평온함을 확인한다.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가 가진 복잡한 심리의 한 단면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진정한 우정은 친구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처럼 기뻐하고, 친구의 실패를 자신의 아픔처럼 받아들인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관계를 끝까지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사회가 성취와 순위를 지나치게 강조할수록 인간관계는 우정이면서 동시에 경쟁이 된다. 학교에서는 성적을 비교하고, 사회에서는 직업과 재산을 비교하며, 나이가 들면 자녀와 집과 사회적 지위까지 비교한다. 친구라는 이름 아래 서로의 삶을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된 친구일수록 오히려 성공의 차이가 관계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는 서로 비슷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 사람은 성공하고 다른 사람은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이때 우정이 시험대에 오른다.

 

성공한 친구에게 필요한 것은 자랑을 절제하는 겸손이고, 뒤처진 친구에게 필요한 것은 질투를 인정하되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는 마음이다. 결국 문제는 성공이나 실패가 아니다.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다. 친구의 성공을 나의 실패로 해석하지 않는 것, 친구의 실패를 나의 우월함으로 해석하지 않는 것. 이것이 성숙한 인간관계의 출발점이다. 진정한 우정은 서로의 인생을 같은 저울에 올려놓지 않는다. 친구가 나보다 앞서가도 박수를 보낼 수 있고, 친구가 나보다 뒤처져도 내려다보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인간의 위대함은 질투와 연민이 전혀 없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두 감정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넘어설 수 있는 능력에 있는지도 모른다. 친구의 성공 앞에서 마음이 불편해졌다면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 불편함의 뿌리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나는 왜 저 친구가 잘되는 것이 싫을까?”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는 순간, 우리는 타인을 향한 질투에서 벗어나 자신의 부족함과 마주할 수 있다. 그리고 친구의 불행 앞에서 지나치게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그것 역시 돌아볼 일이다. 내가 친구를 걱정하는 것인지, 아니면 친구보다 나은 위치에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는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우리는 사랑하면서 질투하고, 축하하면서 비교하며, 연민하면서 우월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 모순이 바로 인간의 한계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능력이 있다. 자신의 마음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친구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친구의 불행을 함께 아파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우월함을 확인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다. 친구의 성공이 나의 실패가 아니며, 친구의 불행이 나의 성공도 아니다.

 

각자의 인생에는 각자의 시간이 있다. 결국 우리가 넘어야 할 가장 높은 산은 친구가 아니라 친구와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자기 마음인지 모른다. 우정의 완성은 함께 성공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공과 실패를 바라보면서도 끝내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는 데 있다. 그때 비로소 친구의 행복이 나의 위협이 아니라 나의 기쁨이 되고, 친구의 불행이 나의 우월감이 아니라 진정한 연민이 된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장 아름다운 우정일 것이다.

 


Artist ERDOS HAN KYUNG 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