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비평가회장 |
지노클래스-김동진을 노래하다
동호인 가곡 이제 기획과 프로듀싱으로 차별화한다
뷔페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도입되었을 때 눈이 휘둥그래졌다. 이렇게 다양한 메뉴라니, 가난한 시절엔 잔치도 이런 잔치가 없지 않았겠는가. 손님 접대의 1순위가 뷔페였다. 어떤 아주머니는 봉지에 싸가려다 실랑이를 벌였다. 그 상당수는 이제 사라졌다. 모든 것은 넘치면 새로운 변화로 간다.
가곡이 열풍이다. 동호인에게서 뜨겁다. 동호인 가곡은 한 사람씩 등장해 마치 뷔페처럼 상차림이 늘 풍성하다. 자비 출연이니까 누군가 감독권을 가지고 프로듀싱 하는 역할이 부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맛의 다양성이 즐겁다.
맛집처럼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게
지노클래스의 '김동진 을 노래하다' 는 신선한 기획으로 뭔가 흥미를 끈다. 한 작곡가의 곡 만으로 무대를 만든 것이다. 이같은 집중 조명은 마치 한가지 음식으로 승부를 내는 맛집과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수백 곡의 가곡이 한 해에 만들어진다. 시대와 변천에 따라 음악도 달라지고 담는 그릇의 모양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김동진 가곡의 매력은 무엇일까? 필자는 대학에서 김동진 선생의 클래스를 들었다. 이북 사람답게 성격이 명쾌하고 직선적이며 타협이 없다. 순수 예술가 정신으로 때론 아이처럼 투명하시다. 안경 테 하나가 부러져 늘 실로 매단 안경을 쓰셨다. 냉면을 좋아하셨다. 오숙자 교수가 수제자로 사랑을 듬뿍 받은 것 같다.
한 번은 학교합창단이 지방연주를 갔었는데, 아마도 대전이었던가? (정확한 기억이 없음). 60명 넘는 학생들이 식사를 위해 방에 들어가 물잔까지 돌렸는데.무슨 문제였는지? 주인장과 대화가 잘 안된 것 같다? 다 일어서라우~! 하시더니 모두를 밖으로 나오게 한 기억이 남는다.
김동진 선생은 바이올린을 하셨기에 선율이 좋고, 당신이 노래를 직접 부르면서 프레이징을 가르쳤다. 서울에 연고가 없는 탓도 있지만, 사교성이란 전혀 없으니 천상 학교와 집과 창작외에는모르는 듯 했다. 한 때 영화음악을 썼다고 비판도 받았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목련화가 공전의 히트를 쳤고, 가고파 후편을 호텔방에서 작곡하면서 전편의 작품성 그대로 잇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하셨다. 오랜 세월을 뛰어 넘어서 만든 것이니까,
동호인 성악의 한 단계 도약을 리더하다
이번 '김동진을 노래하다'는 동호인 성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작곡가의 창작 세계를 깊이 호흡할 수 있는 것은 , 작곡 기법의 변화, 발성, 호흡, 멜로디나 화성, 작사에 대한 작곡가의 의도를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 그때에 작사를 할 수 있었더라면 대작곡가의 곡을 만들었을 텐데. 타이밍이 맞지 않아 아쉽다. 마지막 여의도 공원에서 합창 지휘를 하던 모습의 동영상 하나가 있었는데. 컴퓨터 어디엔가 묻혀 있을 것 같다. 이번 '김동진을 노래하다'는 선생님의 창작 일생이 다뤄지는 음악회니 선생께서 이 콘서트를 내려다보실 것만 같다. 열심히, 성실하게, 잘들 불러 주셨으면 한다.
가고파의 배경인 마산 앞바다
김동진의 삶과 음악
-프로그램-
봄이 오면 (김동환시, 1931년) Sop. 김미정
내마음 (김동명시, 1940년) Sop.모지선
수선화 (김동명시, 1941년) Bar. 김경호
신아리랑 (양명문시, 1942년) Sop. 손영미
농부가 (판소리 <춘향전> 제보, 1954년) Ten. 박영택
조국찬가 (양명문시1955년) Bar. 김흥국
못잊어 (김소림사1957년) Bar. 지충상
진달래꽃 (김소월시1957년) Bar. 윤은규
영화 <길은 멀어도> 저 구름 흘러가는 곳 (김용호
시 1960년) Ten 변형완
목련화 (조영식시1974년) Ten 주현석
소리 (박화목사1987년) Ten. 김원택
갈대밭에서 (고진숙사 2005년) Ten, 양승태
청령포 (정성구시, 2014년) Bass 이원규
가고파 견우 이상시 1033/1973년) 다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