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노트] 꿈의 오케스트라, K 악기, K-시스테마로 승화할 때

  • 등록 2026.04.03 08: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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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취월장 확산되는 청소년 오케스트라 운동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K시스테마 1호 오케스트라 선정 기념 청소년 오케스트라 비전 선포 (금산 다락홀)


최근 ‘꿈의 오케스트라’ 활동이 눈에 띄는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음악 교육을 넘어 사회적 치유와 공동체 회복의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통령 또한 소외계층 청소년 오케스트라 정책을 언급하며 국가적 차원의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를 수용하는 단계를 넘어, 한국적 정서와 교육 방식,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K-시스테마’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한국형 음악 생태계 구축의 선언이다.

 

현장에서 확인되는 가능성

 

경기도 청소년 교향악축제 현장은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 청소년 연주자들의 수준은 물론, 음악을 통한 성장의 에너지가 공연장을 가득 채운다. 음악은 이들에게 기술이 아니라 삶의 언어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금산 별무리 학생 오케스트라의 3년 연속 베를린 방문 소식은 주목할 만하다. 지방의 작은 공동체에서 시작된 음악 교육이 세계 무대와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은, K-시스테마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가능성임을 입증한다.

 

귀를 만드는 교육, 보이지 않는 소리의 가치

 

“소리는 보이지 않는다. 그 보이지 않는 소리를 무시한다면 음악을 해서는 안 된다.” 음악 교육의 본질은 ‘귀’를 만드는 일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며 건강을 챙긴다. 그렇다면 귀는 어떤가. 어린 시절 어떤 소리를 듣느냐가 평생의 기준을 만든다.

 

값비싼 무공해 식품을 찾듯, 좋은 음악을 듣는 경험은 아이의 감각과 정신을 형성한다. 싸구려 음악은 아무 노력 없이 귀에 들어오지만, 모차르트와 베토벤, 위대한 예술은 훈련된 귀로만 받아들일 수 있다. 문제는 부모가 모르면 방치된다는 점이다. 이 무지는 고스란히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 결국 음악 교육은 개인의 취미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 된다.

 

금산 별무리 학생 오케스트라의 연속 3년 베를린 방문

 

K-악기의 시대, 새로운 기준을 세우다

 

음악은 악기를 통해 완성된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같은 서양 명기(名器)를 최고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우리의 K-악기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 서울시향 악장을 지낸 김영준 교수가 오는 6월, K-악기로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천안에서 열리는 김동찬 악기 제작 30년 전시회는 이 흐름의 결정적 이정표다. 그의 집념과 장인정신은 ‘정직한 소리’가 무엇인지를 증명한다. 이 전시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한국 음악의 미래를 체험하는 현장이다.

 

현장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

 

전시장에서는 악기를 직접 만져보고, 소리를 들어보고, 질문할 수 있다.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 특히 지역에서 이런 경험은 ‘로또’와도 같다. 이곳이 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 지휘자, 학부모들로 북적이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좋은 것을 나누면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SNS를 통해 널리 알리고 함께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광화문 BTS 아리랑, K-콘텐츠의 확산 흐름 속에서 이제 K-악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눈과 입만이 아니라, 귀까지 깨우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시스템이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엘 시스테마에 머물 것인가? K-시스테마로 도약할 것인가? 믿기 쉽지 않은 올드 악기만 고집할 것인가. 우리 장인들의 땀과 열정을 믿은 것인가? 지금은 모든게 선택의 시간이다. 

ㅇㅇ

오현규 총감독이 이끄는 성공적인 대한민국 청소년 교향악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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