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오페라의 소재는 실로 다양하다. 서양 오페라가 신화와 역사, 문학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면, 한국 오페라는 전통이라는 무궁무진한 원천을 품고 있다. 그 중심에 판소리 다섯 마당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수궁가〉는 해학과 풍자, 인간 군상의 본질을 담아내며 가장 자주 무대화되어 온 작품이다.
이번에 최천희 작곡 배상환 대본의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가 창작되어 통영 윤이상기념관 무대에 오른다. 이번 작품은 풀 편성 오케스트라를 지양하고, 바이올린과 몇 개의 우리 악기로 구성된 절제된 편성을 선택했다. 이는 소리의 본질과 서사의 힘에 집중하려는 의도이자, 판소리의 정서를 현대 오페라 언어로 재해석하려는 실험이다.
판소리는 서양의 벨칸토와 달리, 화려한 기교보다 말과 소리, 호흡에 담긴 혼과 정서를 중심에 둔다. 이 점에서 판소리 오페라는 한국인의 감정 구조와 세계관을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장르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작품이 기존 수궁가를 어떤 시선과 스토리로 각색해 풀어낼지, K-오페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가늠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그동안 〈수궁가〉는 창극과 음악극,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여러 무대에 올려져 왔다. 국립창극단의 창극 〈수궁가〉를 비롯해, 소규모 실험극장과 지역 창작 무대에서도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며 생명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판소리의 원형성과 오페라적 극 구조를 결합한 창작 판소리 오페라는 여전히 도전의 영역에 있으며, 이번 무대는 그 확장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사례다.
작곡가 최천희는 한국적 어법과 현대 음악 언어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전통 소재의 동시대적 재해석에 꾸준히 천착해온 작곡가다. 이번 〈수궁가〉에서는 과감한 축소 편성과 서사 중심의 음악 구성으로, 탁계석 K클래식 회장은 ‘K-오페라’가 나아갈 또 하나의 방향을 제시되었으면 한다. 한국 오페라가 서구 모델의 답습을 넘어, 우리의 서사, 우리 소리, 우리 미학을 기반으로 한 독자적 오페라 문법을 구축해 나가는 과정 속에 있다고 본다' 고 했다. 때문에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는 K-오페라의 현재이자, 미래를 가늠하는 의미 있는 실험이 될 것이란 큰 기대를 갖게한다.



공연 장소: 통영 윤이상기념관 메모리홀
작곡: 최천희. 대본 배상환
작품: 판소리 오페라 〈수궁가〉
주최 주관: 꼬니 -니꼬 체임버앙상블
후원 경상남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