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피아노 아리랑 페스타, 진정한 예술의 해방과 자유를

  • 등록 2025.07.24 08: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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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길 위의 피아노 — K-Classic 1기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광막한 광야를 달리는 인생아,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던 그 노래.

 

「사의 찬미」. 윤심덕은 현해탄을 건너며 이 노래를 불렀다. 일제 치하의 암울한 조국, 한 세대의비극은 비관을 노래했지만, 그 안에는 또 다른 빛줄기 같은 노래도 있었다.

 

김천애 선생이 부른 「봉선화」. 야외 공연장에서 민족의 슬픔을 깊이 껴안고 부르던 그 노래는, 결국 슬픔을 넘어 카타르시스를 부르고, 무너진 민족의 심장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되었다. 이처럼 음악도 시대를 타고 흐르며, 우리는 그 흐름을 살아오며 오늘의 감각을 얻은 것이다.

 

해방 이후, 미국의 원조와 함께 「금발의 제니」「스와니강」「켄터키 옛집」이 교과서에 실렸다. 한편으로는 「소나무야」 같은 독일 민요도 번역되어 불렸다. 그 시절 우리는 아직 비행기 한 번 타보지 못했지만, 노래를 통해 미국을, 유럽을 동경했고 ‘제니는 어떤 금발일까?’ 상상하며 먼 나라에 대한 낭만을 꿈꿨다.

 

문화 수입국에서 세계에 K-콘텐츠를 수출하는 문화 강국

 

이후 한국은 눈부신 성장과 함께 산업화, 정보화를 거쳐 이제 세계에 K-콘텐츠를 수출하는 문화 강국이 되었다. 더 이상 외국 노래를 흉내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가 우리의 소리, 우리의 정서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바르토크와 코다이처럼 자국의 민속을 바탕으로 향토성 짙은 피아노 곡, 실내악, 교향악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지금 이 시대, 피아니스트의 현명함이자 똑똑함이다. 콩쿠르 몇 번 수상했다고 우쭐하거나, 외국 학위에 안주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그것은 성장의 ‘수단’이지 결코 완성된 ‘콘텐츠’가 아니다. 만약 거기서 멈춘다면 그건 착각이며, 무엇보다 차별성 없는 음악은 세계 무대에서 잊히기 마련이다. 그만큼 피아노의 기술력을 갖췄다면 우리가 쓸 무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기존에 유학 앱을 지우고 새로운 운영체제,  K-Classic 앱을 다시 깔아야

 

그러나, 반대로 ‘우리 것’이 최고라거나, ‘우리 음악은 쉽다’는 생각도 편견이다. 진짜 어려운 것은
우리의 것을 깊이 있게, 멋지게, 세계적으로 표현하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에 머릿속에 깔려 있던 앱을 지우고 새로운 운영체제, 즉 K-Classic 앱을 다시 깔아야 한다. 오감의 회로를 새롭게 연결하는 일,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기회는 이미 열렸다. 누군가 이 글을 읽고 정말로 ‘망치 맞은 듯’ 의식이 깨어난다면, 그는 지금이라도 ‘우리 가락’을 찾아 향토기행을 떠날 것이다. 20여 년 전, 한 칠현금 연주자가 강릉에서 굿을 보고 그 자리에서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그는 그날 이후 매주 강릉을 찾아 굿을 배우며 무속의 리듬, 삶의 호흡을 익혔다. 사람들은 그를 ‘귀신 들렸다’고 조롱했지만 그는 지금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다.

 

길은 결국 스스로가 개척한다. 아무리 비단길을 깔아주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발걸음은 시작되지 않는다. '필(Feel)'이 오고, '훅' 당기는 영감이 있어야 예술은 가능하다.

 

 

K-Classic 1기생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걷는 이 길은 처음인 창작의 길입니다. 어색하고 서툴고 그러나 잘 선택한  새 개척의 땅입니다. 무한이 열려 있는 대지에서 자기 꽃밭을 가꾸면 됩니다. 당연히  용기와 인내, 행동이 따라야만 그 길이  진짜 ‘자기 길’이 됩니다.

 

지금은 피아노를 넘어서 춤등  타 장르와 융합도 하고,  철학을 연주하고, 땅의 향기를 누르고, 민족의 감각을 조율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단단한 정체성과 자유로운 상상력, 그리고 우리 문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존경을 숙련된 손끝에 풀어 내십시요. 더 좋은 레퍼토리를 만들기 위해 작곡가와 친구가 되십시요. 그렇게하면 머지 않아 곧 세계 무대에서 주도권을 잡는 진짜 ‘수출 피아니스트’가 만들어 질 것입니다.

 

쇼팽은 조성진과 임윤찬에 맡겨 두시고 그들과 경쟁하지 마십시요.  독자적이고 개성적인  자기 길을 만들어 나만의 피아노를 만들어야 삽니다.  그 초행길에 들어선 당신들 모두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이를 리더하는 신사임 예술총감독께도 뜨거운 격려를 드립니다. 

 

'대한민국 피아노 아리랑 페스타'에 출연하시는 피아니스트 여러분과 작곡가님,  여러분이 바로, K-Classic의 새 역사를 여는 첫 손가락이기 때문입니다. 

 


 

탁계석 회장 기자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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