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의 달 항아리 연작시(7)] 낙타는 달을 보지 않는다

  • 등록 2025.07.17 08: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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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lassic이 지향해야 할 ‘정신의 여정’을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낙타는 달을 보지 않는다 

 

낙타는 달을 보지 않는다
뜨거운 사하라 사막,

길 없는 길을 묻지도 않고 낙타는 걷는다

 

태양이 내리쬐는 목마른 오아시스를 찾아 낙타는 길 없는 길을 간다

 

밤이면 멈추고, 달도 별도 바라볼 수 없는 깊은 잠에 빠진다

낙타 등에 달항아리를 실어 보내고 싶다

 

어느 하늘에서 바라볼 어린 왕자에게

조선 임금의 동방의 선물을 주고 싶다
마을 사람들 모두 춤추며 노래를 부르리라 

 

말랐던 강에 물이 흐르고

미움의 흙, 모래 먼지가 씻겨 나간다

 

낙타는 달을 보지 않는다

별을 보지 않는다

길없는 길을 네비게이션도 없이 간다

그러나 낙타는 외롭지 않게 묵묵히 걸어 간다

 

낙타에게 달항아리를 무등 태우고 싶다

비워서 더 크고, 비워서 더 충만한 것을 사람들이 노래해야 한다

 

강강수월레 춤사위 하나가 되고,

그럼 낙타야 너도 함께 돌으려무나

 

시평: 『낙타는 달을 보지 않는다 – 비움의 철학과 K-Classic 정신의 여정

 

이 시는 단순한 낙타의 행보를 넘어, K-Classic과 한국 정신의 존재론적 여정을 비유적으로 그려낸 상징시다. ‘낙타’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존재로, 사막이라는 극한 환경 속에서도 외로움을 감내하며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그러나 이 낙타는 단순한 생물적 상징이 아니라, 비움의 미학과 인내의 정신, 더 나아가 한국 예술의 절제된 정서와 정신성을 체현하는 존재로 읽힌다.

 

 길 없는 길을 가는 존재 – K-Classic의 창조적 고독

 

 “낙타는 달을 보지 않는다 / 길 없는 길을 묻지도 않고 걷는다

 

이 구절은 선구자의 자세를 담고 있다. 질문하지 않고 묻지 않고, 다만 가야 할 길을 걷는 존재로서의 낙타는, 길 없는 예술의 사막에서 새로운 한국 고전음악의 문법을 개척해가는 K-Classic 작곡가와 연주자의 모습이다. ‘네비게이션도 없이 간다’는 대목은, 기존의 기준이나 서양 음악 체계에 종속되지 않고, 자기 언어로 길을 만들어가는 창작정신을 상징한다.

 

 달항아리와 어린 왕자 – 비움의 선물, 동방의 지혜

 

 “저 낙타 등에 달항아리를 실어 보내고 싶다 / 어린 왕자에게 조선 임금의 선물을 주고 싶다”

 

여기서 달항아리는 단순한 그릇이 아닌, 한국 미학의 정수, 나아가 한국 정신의 결정체로 제시된다. 그것을 타국의 시적 존재인 ‘어린 왕자’에게 전한다는 설정은, 한국 문화가 세계의 순수한 감성과 만나는 장면을 암시한다. 달항아리는 실용이 아닌, 비움과 여백, 정신의 충만함을 담고 있는 대상이다. 따라서 이 장면은 K-Classic이 세계로 나아가는 예술적 외교의 상징 장면이다.

 

춤추는 공동체와 치유의 노래

 

 “마을 사람들 모두 춤추며 노래를 부른다 / 말랐던 강에 물이 흐르고, 미움의 흙, 모래 먼지가 씻겨 나간다”

 

이 시의 후반부는 공동체의 회복, 예술의 치유력을 담고 있다. 강강수월래라는 한국의 원형적 집단춤이 등장하고, 메마름과 갈증, 미움과 오염이 노래와 춤으로 씻겨 나간다는 대목은 K-Classic이 지향하는 치유의 음악, 공동체적 예술의 힘을 말해준다. 이때 낙타조차 춤사위에 초대된다는 마지막 장면은 생명과 예술, 인간과 자연이 함께 손을 맞잡는 궁극의 화해와 융합의 메시지다.

 

비워서 더 충만한 것 – 예술의 본질

 

 “비워서 더 크고, 비워서 더 충만한 것”

 

이 구절은 한국 예술의 본질적 가치, 즉 ‘여백의 미’와 ‘절제의 철학’을 상징한다. 이는 K-Classic이 추구하는 음악적 방향이기도 하다. 소리의 홍수 속에서 ‘비워냄’을 통해 깊이를 구현하는 음악, 보여주는 것보다 느끼게 하는 울림. 달항아리는 바로 이 예술적 미학의 이상형이며, 그것을 운반하는 낙타는 그 철학을 몸으로 살아내는 존재다.

 

마무리 평

『낙타는 달을 보지 않는다』는 한국 정신의 아름다움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시인의 응답이다. 낙타와 달항아리, 어린 왕자, 강강수월레는 각각 인내의 예술가, 한국의 정신, 세계의 감성, 그리고 공동체의 회복력이라는 메시지를 품고 있다. 이 시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K-Classic이 지향해야 할 ‘정신의 여정’을 시적 상징으로 녹여낸 음악철학적 선언문이다.
 

탁계석 회장 기자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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