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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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혼자 만들 수 없다 – 협업(協業)의 필연성
하나의 작품이 무대에 오르기까지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작곡가는 음악을 쓰고, 대본가는 서사를 세운다. 기획자는 그 완성된 작품을 어떻게 구성할지 계획하며, 무대감독은 그 비전을 구현한다. 티켓을 팔고, 언론에 노출시키고, 관객층에 맞게 홍보전략을 짜는 것 또한 필수적이다. 무대를 위해 극장을 대관하고, 일정 조율과 예산 계획을 짜는 일까지 포함하면, 단순해 보이지만 ‘공연’은 실제는 거대한 복합성을 띄고 있다.
이처럼 예술은 결코 혼자서 완성될 수 없다. 혼자 하는 작업은 종종 지치고, 왜곡되며, 비효율적이기 쉽다. 그러나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자기 역할을 정확히 수행하며 협력할 수 있다면, 상생의 효과는 고스란히 시너지로 나타난다. 문제는 협업(協業)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해관계의 충돌, 예술관의 차이, 자존심의 벽, 혹은 단순한 소통 오류가 그 장벽이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걸 뛰어넘어 협업이 작동하는 시스템이 정착된다면, 복잡한 예술 프로젝트는 마치 자율 주행차처럼 스스로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처음에 서로 맞물릴 수 있도록 인내와 설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협업은 단순한 친목이 아니라 ‘역할 분담과 상호 존중을 전제로 한 고도의 기술’이다.
“협업은 노동의 나눔이 아니라, 꿈의 공유다. 때문에 시스템 없는 열정은 고립을 부른다"
K-Classic은 단순한 장르가 아니다. 이는 한국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예술운동이며, 기존의 국악이나 서양음악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새로운 지점에 선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이다. 2012년 브랜드를 창안한 이후, 이제는 ‘보통명사’처럼 언론과 대중들 사이에 쓰이고 있지만, 그 실체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이제 필요한 것은 콘텐츠다. 이에 따라 우리는 2024년, ‘대한민국 대표 작곡가 10인의 마스터피스’라는 이름으로 3일간의 대규모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러나 이 소중한 기획안이 공공기금 항목에서 사라졌을 때, 우리는 깨달았다. 단기성 지원, 일회성 수혜에 의존하는 구조로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방식의 협업모델을 시도하고자 했다. 피아노 중심 프로젝트를 넣었지만 보기 좋게 기각되고 말았다. 난감해진 상황, 그냥 멈추고 말 것인가? 그러나 브랜드가 너무 훌륭하다고들 했다. 그래서 ‘극장, 기획사, 언론이 순수 투자 형태로 뛰어 들자는 발상이 나온 것이다. 이 모델은 위험을 분산시키고, 수익을 공유하며, 예술가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자산화할 수 있는 구조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다.
혼자는 멈추고, 협업은 흐른다 – 지렛대 시스템의 원리를 연구할 것
이러한 흐름 속에서 만들어지는 무대는 단지 ‘공연’이 아니라 실험실이자 테스트베드다. 이제 6인의 대표 작곡가들의 성악 중심 작품들이 이 시스템을 통해 실현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연주자가들이 저마다 탑클래스의 기량들을 가지고 있지만 시스템에 적용되지 않아 90% 이상이 그 기능을 멈추고 있다. 작동하지 않으면 녹슬고 고장이 나는 것이 어디 기계뿐이랴? 한 순간도 멈춤을 허용하지 않는 예술의 감각성은 정지가 적이다. 때문에 이때 ‘혼자’의 고립이 두려운 것이다. 아전인수 격의 해석, 자기 만의 개인 집착은 협업에 대한 낯섬과 두려움이다. 결국 자포자기를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를 나르는 지렛대의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혼자 들기 어려운 짐도, 누군가의 작은 손잡이만 있다면 들 수 있다. 시스템은 그 손잡이다. 그 손잡이를 설계하고 작동시키는 것이 바로 오늘의 ‘협업 실험’이며, 이것이 자율적인 문화 생태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빠르게 가고 싶다면 혼자 가라.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라.” – 아프리카 속담
협업은 예술가의 새로운 해방
결국 협업은 예술가에게 더 많은 기회를, 더 넓은 무대를 제공하는 해방의 통로다. 우리가 진정으로 자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꿈꾼다면, 개인의 재능은 시스템과 협력할 때 비로소 힘을 얻는다. 이제 ‘협업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니’라는 주문은 하나의 명제가 아니라 실천의 로드맵이 되어야 한다. K-Classic이 진정한 세계 브랜드로 나아가려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기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