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노트] K-OPERA, 세계 명작(名作) 창작에 나선다

  • 등록 2025.05.30 0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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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와 대본가는 하나의 영혼과 호흡이어야

K-Classic News 탁계석 회장 |


 

베르디와 푸치니의 찰떡 궁합은? 

 

베르디는 피아베를 단순한 대본가가 아닌, 자신의 음악적 의도를 깊이 이해하고 반영해줄 수 있는 협력자로 여겼다.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시몬 보카네그라》 등은 베르디와 피아베의 긴밀한 협업의 결과로, 음악과 극의 통합을 실현한 대표작이다.

 

푸치니와 루이지 일리카, 주세페 지아코사 역시 긴밀한 호흡으로 극적 구성을 일리카가 짜고 감정의 대사를 지아코사가 다듬는 방식으로 공동 창작을 이끌었다. 이를 통해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이란  걸작이 태어났다. 각자의 역할 분담이 명확하면서도 유기적인 조화를 이룬 성공 사례인 것이다.

 

창작 실험기를 지나 완성기에 진입해야 할 때 

 

우리 창작 오페라는 지난 10여 년간 실험 정신이 공존하는  ‘창작 오페라 아카데미’와 ‘카메라타 프로젝트’를 통해 작곡가와 대본가의 캄캄했던 관계에 벽을 허물었다. 문턱은 낮아졌고  봇물이 터진듯 양적인  확산을 가져왔다.  그러나 제도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일회성, 실험성이란 벽은 넘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K-Opera라는 이름의 진정한 명작 창작은 지금부터다. 더 깊은 집중력과 높은 예술적 완성도를 위한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그러니까 한류와 K콘텐츠의 바람을 타고, 400년 유럽 오페라 전통의 문법을 넘어설 수 있는 창조적 대안을 제시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단순히 ‘한국적인 오페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세계 레퍼토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명작 K-Opera’의 탄생을 위한 구체적 실행이다.

 

K-Opera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첫째, 스토리텔링의 국제화이다. 단지 한국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정서와 서사 구조를 통해 세계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음악 언어의 이중 언어화이다. 한국적 음색과 리듬을 유지하면서도 서양 음악 문법과 조화를 이루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무대 연출과 시각 예술의 동시대성이다. 디지털과 미디어 기술의 융합을 활용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무대 언어 또한 혁신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립오페라단과 같은 공공 기관의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민간 창작진의 주체적인 기획력과 독립성이 왜 존중되어야 하는가를  증명해 낼 것이다. 작곡가와 대본가가 평등한 위치에서 대화하고 조율하는 시스템이야말로 명작 탄생의 핵심 열쇠인 것이다. 여기에 오페라가 최상의 문화 외교란 마인드와  기업의 고급 브랜드 상품화 전략을 모색해 내어야 한다.  따라서 더이상  K-Opera는 그저 한국 오페라 브랜드가 아니다. 그것은 서양 오페라 400년 역사 속에 한국의 서사를 편입하는 문화적 실천이다. 창작의 불꽃을 더 치열하게 지피고, 명작 성화(聖火)를 세계 무대까지 옮겨 붙여야 한다. 그것이 혼돈과 소외에 빠져들고 있는 한국 오페라를 구하는 길이 아니겠는가!

 

이제는 질문해야 할 때다. “우리의 오페라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또 “그 말이 세계에 들리는가?”

 

이 물음에 당당히 답할 수 있는 K-Opera 명작이 곧 탄생하길 기대하며,  이 길에 함께 동행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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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회장 기자 musict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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