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lassic News 노유경 평론가 | 독일 남●서쪽 바덴뷔르템베르크 (Baden-Württembergs) 주에 있는 도시 도나우에싱엔은 (Donaueschingen) 위치상으로 보면 스위스 바젤이나 취리히와 가까운 편이고, 높은 산악 지대와 둘러싸인 분지 공간의 지형 때문에 기후 차이가 심하다. 숲이 울창하여 검은 숲이라고 불리우는 슈바르츠발트 (Schwarzwald)는 기원 전 4000년 경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한다. 이 숲은 6000 평방 킬로미터가 넘는 면적을 자랑하는, 독일에서 가장 높고 가장 큰 연속 저 산맥이다. 방문객이 가장 많은 휴양지이기도 하다. 현대 음악의 성지, 도나우에싱엔은 이곳 가까이 위치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토마스만은 (Thomas Mann 1875-1955) 이미 그의 소설 파우스트 박사 (Doktor Faust 1947)에서 도나우에싱엔을 새로운 음악의 중심지로 불멸화 시켰다. 도나우에싱엔은 1920년대부터 유럽 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고, 1921년 퓌르스텐베르크 왕자의 후원으로 „현대 음악을 촉진하기 위한 도나우에싱거 실내악 연주“라는 제목의 뉴 뮤직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곳에서 유럽 아방가르드의 수많은 대
K-Classic News 정리: 김은정 기자 | 다시 눈을 뜨게 한 국악, 이제 뚜벅 뚜벅 잘 걸어가겠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대학 가서는 작곡을 전공했습니다. 2010년도 서울대에 수석으로 입학했어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막막함을 느꼈어요. 더 이상 길이 보이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 그렇게 좋아했던 음악인데, 연습실에 가서 피아노 의자에 앉으면 끝없는 허전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수만명의 건반을 잃은 피아니스트들이 걸을 수 있기 바란다" 이 말씀이 정말 눈물날 만큼 와닿아요. 저는 저만 길을 잃었다고 느끼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우연히 기사를 보고 드는 생각이.. 저 말고도 방황하는 전공자들이 많을 거 같네요..ㅎㅎ 음악이 좋아 시작했고.. 수많은 시간을.. 수많은 곡들을 공부한.. 친구같은 사람들.. 다들 어찌 살고 있는지.. 그 중에는 어릴 때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했던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많겠지요.. 저 역시도 다르지 않아요. 그러다 문득 저는 서른살에 새로운 길을 가기 시작했어요. 우리 음악, 즉 국악에 눈을 떴어요. 새로움을 찾아 옆으로 다니는 가벼움이 아닌, 정말 깊은 뿌리를 만나는 행복함으로 걸어가고 있어요. 그
K-Classic News 노유경 평론가 | 독일 엘베강 지류로 남부 홀슈타인과 함부르크를 통과하여 흐르는 길이 56킬로미터 알스터강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알스터 호수이다. 범선이 가득한 호수 주위는 한가롭게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함부르크 주민들이 있다. 알스터 호수를 향한 창문 안쪽으로 음악이 흐르는 건물이 있다. 함부르크 국립음대(Hochschule für Musik und Theater Hamburg) 이다. 독한협회 함부르크가 (회장: Prof. Dr. Benjamin Pißler) 매년 주최하는 한국 축제가 이곳 함부르크 국립 음대 오케스트라 스투디오에서 2023년 10월 14일 개최되었다. 한독간의 친선 교류 추진과 행사에 목적을 두고, 1984년에 창립된 함부르크 독한 협회는 매년 한국을 알리는 문화행사를 개최해왔다. 이 협회는 경제, 문화, 예술분야 등 폭 넓은 교류를 유도하고 있으며 함부르크를 중심으로 한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한국 페스티벌의 오프닝을 장식한 음악 그룹 “나비야“는 22년 전, 현 청주시립국악단 수석 단원 나혜경대표 중심으로 창단되어, 전통문화예술의 보존과 전승을 앞장서서 이미 한국뿐만 아니라 프
K-Classic News 황순학교수 기자 | 이탈리아 도시국가 중 하나인 피렌체 공화국에서 르네상스가 발생 기원후 4세기 무렵 지금의 서유럽 지역의 서로마 제국은 게르만족에 의해 멸망하고 신성로마제국 즉 중세를 맞이하지만, 동로마제국은 계속 건재해 오다 1453년 5월 29일 동로마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폴리스가 오스만 제국에게 함락당한다. 이 사건으로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존재해왔던 동로마제국은 종말을 고하게 되고 동로마제국의 그리스 고전학 연구 학자들과 선진 과학과 기술자들이 이슬람의 지배를 피해 당시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이탈리아 도시국가들로 대거 망명하게 되고, 결국 이탈리아 도시국가 중 하나인 피렌체 공화국에서 르네상스가 발생하는 계기가 마련된 것은 당시로서는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결과였다. 그리고 베네치아 공화국을 위시해 이탈리아 내의 도시국가들은 오랫동안 동서 무역의 중계지로서 막대한 부를 형성을 할 수 있었고 여타의 유럽 국가들이 왕정 체제를 고수하고 있었던 것에 반해 베네치아와 피렌체로 대표되는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들은 교황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민주적 정치 체제인 공화국이었던 관계로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 충분한 여건이
K-Classic News 탁계석 비평가회장 | 이제는 뿌리내리는 작품성의 시대로 창단 30년을 넘은 서울오페라앙상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처럼 지금은 존재의 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살아갈 날 보다 살아 있는 시간이 축소되었을 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오페라라고 예외가 아니란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한국 오페라도 고개고개를 넘어온 아리랑처럼 등이 휜다. 창작 오페라 1번지를 자임해 온 장수동 예술감독의 걷고, 뛰고, 날고 가, 이제는 뿌리로 뿌리로 뻗어 느티나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 그루터기에 앉아 쉴 수 있는 거목 하나쯤 만들어져, 방향성이 되면 좋겠다. 그간의 작품들 모두를 열거할 수는 없겠으나 누구보다 장 감독은 매 작품마다 작곡가를 존중한 열정이었다. 꽃을 피우는 것이 어찌 새만 울어서 되는 것이겠는가? 고전에 현대적 해석을 가미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숨 가쁘게 뛴 시간들. "나비의 꿈"을 날려 본 탐구심, 서양 오페라 비틀기와 병립하여 서로는 서로에게 무엇을 배웠을까? 작곡가 이근형의 "취화선" 역시 붉은 자화상의 윤두서처럼 고전 스토리를 풀어 만든 만큼 한국적 색채와 소재의 변주가 풍성할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어디서나 목표의 확실성은 매우 중요하다. 목표가 있으면 의지로 언젠가 도달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많은 고통이 있다해도 고통은 생명력의 뿌리가 된다. Wherever you are, certainty of purpose is very important. If you have a goal, you will reach it someday with will. Even if there is a lot of pain in the process, pain becomes the root of vitality. 모든 것을 수용하고, 장르의 벽을 허물고, 융합하는 오케스트라 An orchestra that embraces everything, breaks down the walls of genres, and fuses 아리랑 오케스트라는 기존의 서양 오케스트라 구성과는 차별화된다. 콘텐츠가 다른 것을 담는다. 그 한국적 카테고리의 것을 모두 말할 수는 없으나 압축하면 '보자기 오케스트라'다. 형식과 규격화 보다 아주 자유스러운 한국형 오케스트라다. 모든 것을 창의적으로 수용하면서 국악과 양악은 물론 장르의 경계를 허물 것이다.
K-Classic News 탁계석 비평가회장 | 갈등과 반목의 세계 분쟁 녹이는 화합과 존중의 장으로 100여 년 전 열강의 위협 속에 대한 제국이 외교의 꿈을 펼쳤던 덕수궁 돈덕전이 다시 돌아왔다. 돈덕전의 역사성을 고려해 대한제국 외교사 중심이었던 만큼 전시와 기록 보관, 도서 열람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고 특히 영상 등을 활용해 보다 역동성을 부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돈덕전은 덕수궁 석조전 뒤쪽에 있는 프랑스식 2층 건물이다. 대한제국 당시 고종이 즉위 40주년을 축하하는 기념행사장으로 1902~1903년에 걸쳐지었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식으로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상규 학예연구사는 “이 건물을 지을 때가 절체절명의 시기였다”면서 “정부는 벨기에나 스위스를 보고 저렇게 하면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건축미보다는 국제 정세와 역학관계에 관한 판단 속에서 양식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개관식에는 한덕수 총리를 비롯해 주한 미국대사, 각국 외교관 사절들, 문화재청장 등 국내외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공간의 재탄생으로 그동안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던 손님맞이의 상당 부분을 이곳에서 하게 될 것 같다. 아시다시피 오늘날
K-Classic News 탁계석 비평가회장 | 예술가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키키스타 방송의 실제 선거도 변하고 사람도 세대도 변했다 선거에서 한 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발로 뛰면서 그 한 표, 한 표를 얻기 위해 뛰지만 뛰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선거가 피말리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손을 잡는 것이 효과적이긴하지만, 그 못지 않게 직접 소통하고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참여형 선거가 이뤄질수 있는 신의 한수 신병기가 나왔다. 내 손 안의 키키스타 방송이다. 근자에 전쟁에서 신병기 드론이 생기면서 재래식 무기와 게임이 되지 않는듯 실제 상의 선거게임에서도 누가 키키스타 운용에 능하고 조직적인 전열을 갖추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것같다. 빠른 세상의 유속 흐름이다. 가히 시공을 초월하고, 고작 몇백만원 짜리 드론이 수백억의 항공기와 함대는 물론 사령부의 심장을 타격하는 것이니 가상공간에서나 즐기던 게임을 옮겨온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니까 이제 전투도 그렇고 세상 살아가는 법도 새 길이 나면 네비게이션을 업로드해야 하고, 사용이 쉽지 않으면 자존심 내세우지 말고 애들에게 배워야 꼰대 소리를 듣지 않는 세상이 돼버렸다. 키오스크를
K-Classic News 허준혁 UN 피스코사무총장 | '한 소리 한 글자'인 한글을 쓰는 우리는 언어와 문자에 별다른 구분을 못느낀다. 반면에 중국어나 일본어처럼 언어 표기에 여러가지 문자가 병용되는 언어권 사람들에게는 언어와 문자가 구분된다. 알다시피 한글은 자음 14개, 모음 10개로 총 24개 자음과 모음으로 이루어져있다. 쌍자음, 겹자음으로도 불리는 복합 자음 5개와 이중 모음 11개를 포함할 경우 자음은 19개, 모음은 21개로 총 40개가 되는 탄력성을 가지고 있다. 자음과 모음들을 결합하여 총 11,172개의 글자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24개의 기본 글자로 이렇게 많은 글자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도 자랑스러울 뿐이다. 훈민정음 창제당시의 28개 자모음 세종대왕께서는 "바람소리, 학의 울음소리, 닭의 울음소리, 개짖는 소리"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를 글자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셨다. 당시 조선에는 통역을 담당하는 국가기관 사역원에서 중국어, 일본어, 몽골어, 여진어, 유구어, 위구르어 등을 다뤘다. 세종대왕께서는 이들 발음을 다 표기할 수 있도록 하셨던 것이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는 기본 자음과 모음이 총 28개였다.
K-Classic News 황순학교수 | 3. 르네상스가 전하는 혁신의 본질 “르네상스적 혁신은 무언가를 싹 다 바꾸는 것이 아니다!” 서양 예술사에서 두 번의, 혁신의 시대가 도래하는데 그것을 고전주의(Classicism)라 지칭한다. 첫 번째 고전주의는 중세 암흑기를 극복한 15세기 르네상스(Renaissance)의 혁신이며, 두 번째 고전주의는 프랑스 혁명을 통해 앙시앵 레짐(Ancien Régime, 구체재(舊體制)) 즉 절대왕정 체재의 몰락을 가져온 혁신인 18세기 신고전주의(Neo-Classicism)이다. 여기서 고전주의(Classicism)는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했던 고대 그리스 문화와 예술을 뜻하며, 이처럼 고전주의, 즉 클래식(Classic)은 유럽의 역사에서 늘 혼돈의 시기를 정화하는 요소로 고대 그리스가 소환된다는 점이다.즉 서양 역사에서 혁신은 늘 자신들의 과거 즉 서양 인문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의 본향인 고대 그리스로 돌아가 다시 태어나는 순환적 구조의 역사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혁신의 의미는 몇 년 전 모 회장님께서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던 “마누라 빼고, 싹 다 바꿔라!”는 발언과 그 기업의 성공 신화 때문에 혁신은 기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