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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칼럼] 대학의 공연장 차별화 점수제 평가는 낡은 관행 평가다

예술계 토론 문화 활성화로 햔실 타개책 열어야

K-Classic News 탁계석 비평가회장 | 

 

 

예술에서 유연하고 자유로운 창의적 발상이나 환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누구나 음향이 좋고 브랜드가 높은 공간에서 연주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이런 기준을 실제 내용물인 공연 자체의 평가도 없이 극장 크기나 시설물 수준을 점수화해 평가하는 것은 일종의 행정편의주의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포장 평가가 아니라 내용물인 연주 질(質) 평가여야 한다. 

 

 공연장 대관업은 극장 종사자만 이익일 뿐 모두가 죽어 나간다 

 

 이런 현상이 결과적으로 특정 공간의 선호를 부추기고 경쟁력을 유발한다. 여러 측면에서의 문제를 야기한다. 첫째가 극장의 역할과 책임 방기다. 즉 극장이 예술문화의 흐름과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마치 대학과 짜고치기하듯 점수화는 일종의 대관 복덕방 사업이다. 예술가들은 생존에 허덕이면서 높은 임대료를 내고 시설물을 사용한다. 실적을 위해서다. 이는 귀국 발표회란 가족잔치로 공연장을 예식장화 한다. 극장의 이런 철학도 방향도 없는 대관업이 채권 입찰하듯 돈이 우선시 되는 상황은 새로운 기획을 통해 선보일 창작 등에 치명적인 약점을 노출하게 만든다. 그래서 대행사는 있어도 기획사는 없다는 씁쓸한 현실과 마주친다. 

 

극장 운영 방식이 이처럼 조금도 변하지 않고 수십년 이어지는 사이에 1인 자영업자라 할 수 있는  예술가들은 현실의 벽이 부딪혀 모두 쓰러져간다. 생업 포기율이 얼마인지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 외국 유학 다녀 온 기준으로 본다면 아마도 90%를 상회할 것이라 예측된다.    

 

그 많은 콩쿠르의 별들은 어느 바다에 빠졌나? 

 

 지난 30년간 수많은 국제 콩쿠르 입상자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콩쿠르 입상자들의 흔적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까 극장이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기획하고 활성화해야 하는데 본연의 임무인 콘텐츠 기획을 방기한 것이 누적되고 있는 것이다.  이 비극적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 

 

대학도 변해야 하고, 극장도 변해야 하고, 아티스트의 생각도 180도 변해야 한다. 시대는 바뀌었어도 유행 지난 옷을 입고 있는 극장에 새로움이 없고서야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새 정부가 들어서 1년이 넘어 가지만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하는 감동은 커녕 모두가 침묵이다. 예술의 창의성과 역동성에 숨을 죽이고 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이기주의와 오로지 이익만을  쫒는 세태에 비평마저  실종되는 언론과 오피니언의 무관심도 기반을 허물어지게 하는 원인이 아닐까 싶다. 

 

공연장 마다 즐비했던 화환 문화를 바꾸었듯이 극장 제자리 찾기 운동을 

 

그 옛날 공연장 마다 화한이 즐비하여 집안의 배경을 자랑하던 시절도 있었지 않는가. 꾸준한 비판과 캠페인으로 이제는 사라진 풍경이다.  극장을 바꾸는 것의 주체 역시 극장이 아니다. 소비자인 예술가들이 나서야 한다. 많은 이들의 호응을 한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소비자가 자신감을 갖고 자기 권익을 찾아 나서야 한다. 당장 내 이익만 생각하는 무리들의 집단은 보호는 커녕 내 몰리는 것이다.  죽음 앞에서도 모두가 숨을 죽인 사건을 세계적인 사진작가는"침묵"이라고 했다. 그 처절한 무기력과 공포를 오늘의 우리 예술가들이 답습하려는가!  

 

대학도 예전의 영화(榮華)가 아닌데 실적물을 위해 그토록 몸과 정신을 다바치는 순결주의가 존재하다니 안타깝다. 깨지 않으면 죽는 것이다. 다행히 몇 년 전부터 제 형편에 맞춘 소극장이 크게 느는 추세다.  대관 임대 극장, 초대권 극장은 자존심을 내팽게 친 극장이다. 음악의 본질, 효율적 가치, 현장 개발 등의 중요한 시대 흐름을 간과하지 말고 조금씩 꾸준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극장 종사자는 물론 관장, 사장 등이 어떤 형태로 자리에 부임했든 깊은 고민을 통해 예술가들의 생존에 답을 내 놓아야 한다, 설상가상 활발한 토론조차 없는 현상부터 풀어보자. 일년에 거의 놀리다 시피 하는 예술의전당 무궁화홀 등 사장(私葬)되어 있는 공간부터 여는 것은 어떨까? 꼭 가격표를 매겨서 돈을 벌어야 하는가, 공익적 가치란 게 있는데 말이다. 

 
KBS 시민참여단 500인 토론회, 예술계도 즉각 도입을 

 

단체들은 양적 팽창을 하고 있지만 외화내빈이다. 예술가들의 능력은 출중한데  앓고 있는  대한민국예술계 자화상을 어찌할 것인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시민참여단 500명을 대상으로 한 "KBS 선거제도 공론화"는 신선했고 이 영감을 받아 글을 쓴다. 우리 예술계도 즉각 도입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