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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세계현대시 詩 칼럼]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

A Better Me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몸속에 잠든 누구신가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 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언제나 몸이 먼저 반응하고, 가슴이 먼저 쿵쿵거려요."

 

 

 

 

 

가혹한 현실을 살아가는 존재들의

고통과 슬픔을 어루만지며

 

 

타자의 몸속으로 스며드는

시인의 애잔한 사랑의 시편들은

가슴 한켠을 촉촉이 적셔줍니다

 

 

시인이 품어내는 삶의 경이로움

오염되지 않은 천연의 감각기관을 가진 

문학의 전방위를 넘나드는 

그녀의 글은 담대하면서도 따뜻합니다

 

 

생명의 약동과 사랑의 환희를 찬미하는 구절들

언제나 조곤조곤 사람의 마음을 파고드는

신선한 힘을 가졌습니다

 

 

시인의  선명한 에너지의 기원은 

'사람들, 그 관계 속에 있는 사랑과 우정’

이라  말합니다

 

 

 

김선우 金宣佑, 1970~

대한민국의 시인입니다.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강원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습니다. 1996년 《창작과비평》겨울호에 시〈대관령 옛길〉등 열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습니다.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대문학상>  〈천상병시상〉등을 수상했습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물 밑에 달이 열릴 때》 《아무것도 안 하는 날》등이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이 어떻다고 헤아리듯

잠잠이 몸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시로 쓰는

그 경험의 체온이 담겨 있습니다

 

 

김선우 시인은 촛불, 두리반, 희망버스, 강정마을 등

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아픔에 적극 동참하고,

‘함께’라는 연대의 꽃을 피워내며  그렇게

계절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김선우 시인의 시는 몸의 언어입니다

몸의 감각이 빚어내

본인도 모르게 낳는 언어입니다

 

 

 

 

강원도에서 태어나 여전히 그곳에서 시를 쓰고 삶을 꾸려가는 

그러한 감각을 어린 시절부터 가까이 있는 자연에서 체득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시를 써온 셈입니다

 

 

"혼자 나무 밑에 앉아 나무랑 얘기하고 노는 건 좋아했어요.

바닷가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저 바다 밑에는 뭐가 있을까?

수평선 너머에는 뭐가 있을까? 상상하면서,

자연이 주는 다채로운 감각을 일찍부터 접했다"

라고 말한다

 

은밀함을 풍요로움으로 치환시켜

내 몸이 가장 예쁠 때를 아는 여성의 발랄하고 아름다운 고백에

많은 독자와 평론가들이 열렬한 반응을 보냈습니다

 

시인이 몸으로 빚어낸 상상력

그 속에 응축된 생명력은 어떤 대상과 접속해도

그 본질을 흐리지 않습니다

 

 

가녀린 떨림들이 서로의 요람이 되었습니다

구해야 할 것은 모두 안에 있었습니다

 

 

흔들리는 계절들의 성장을 시인은 이렇게 읽었습니다

세상 모든 돈을 끌어모으면

여기 이 잠자리 한마리 만들어 낼 수 있나요?

 

옥수수밭을 지나온 바람이

오래 흔들린 풀들의 향기가 지평선을 끌어당기며 그윽해졌습니다

 

항상 다른 길에 대한 욕망이 남는 우리의 인생

 

 

"시는 독자들에게 내놓는게 항상  최선이에요.

내 마음의 최선인 상태에서 내보내지는 거거든요.

두 손 두 발 든 상태인 거죠.”

 

 

 

 

일상의 감수성을 깨우는 일

 

"그저 뭔가 쓰고 싶은 마음에 적기 시작했는데,

매우 긴 시를 밤새 쓰고 있더라고요.

갑자기 나온 시죠.”

 

 

 "그런 게 일상의 혁명이고 미적 혁명이죠.

미적 감수성이 깨어있는 것 자체가 굉장히 혁명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완벽하게 미학적인 맥락에서의 혁명이죠."

 

 

"매일 자기혁명을 하고 있는 거죠.

그 와중에도 즐거운 일을 찾아내고,

따뜻한 어떤 연대가 주는 행복감,

 

 

충만감을 찾아내면서 사람들은 자기 존재를 성숙시키고 키우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사랑과 우정을 나누고, 작은 성취로도 세상을 다 얻은 양 기뻐하고,

재미있는 일을 이야기하는 순간이 모여서 우리 삶을 찬란하게 하는 것 같아요.

이런 가치들을 사소하다고 치부해버리면 행복해지기 정말 어렵죠.”

 

 

"우리가 살아가는 그 동력은 친구들의 사랑과 우정이었군요.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관계를 가꿔야 해요..  사람에게서 힘이 오는 것 같아요 "

 

 

"진짜 내 편, 창조적인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내 편을 찾게 되는 거죠.

이미 주어진 관계, 핏줄로 이어진 관계가 정말 예쁘게 진화할 수도 있지만,

그 관계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연배를 아우르고,

생각과 감성코드가 맞아서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는 확산, 기쁨!

이런 것들이 인생을 충만하게 만드는 데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내 안에   시심  詩心
나를 궁극적으로 자극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을 찾아서

 

 

그녀는 한때  출가를 생각도 했지만

 

아직 그 모두를 사랑할 자신은 없어서

편협한 사랑이 용서되는 시인으로 남기로

사라질 수목원의 정문 위에 붉은 공기방울을 찍어

비문을 쓰면서

 

 

 

 

 

 

 

 

어느새 나를 잃어버려가는

우리의 삶과는 반 발짝쯤 비껴난 삶을 사는 사람들의 도시

자신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곳

 

 

 출구가 없을 것 같은 일상에 한줄기 단비 같은 휴식을 

행복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선물합니다

 

 

 

 

 

 

 

원종섭   Won  Jong-Sup

시인 . 길위의 인문학자.  대중예술 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