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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섭 예술평론]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

K-Classic News 원종섭 평론가 |

 

 

[원종섭 예술평론]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 정상기 작가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 11th 특별 초대전이  2월 14일부터 오는 4월 28일까지 '제주 하얏트 드림타워 갤러리 1F'에서 열려 독특한 주제로 사진 예술계의 큰 획을 그으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정상기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는 순백으로 붉게 “백열White Heat”하는 하늘의 영혼을 보는 듯하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Charles Baudelare(1821-1867)는 "궁극의 단순은 자신을 눈에 띄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한다. 정상기 작가의 흑백의 단순은 단조로운 것과 큰 차이가 있으며 개체의 다변적 특성을 함축적으로 표출시킨다. 단순화는 단지 대상의 겉모양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가 무엇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지향점으로 대상을 판단하여 선택과 절제로 응집시켜 고유성을 나타내야 한다. 필수 요소만 남기고 그 나머지는 과감하게 삭제시키는 그의 대담성은 정제된 느낌과 생동감으로 작품의 순도와 집중도를 높인다. 투명한 순수는 단순의 미덕을 잘 보완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이다. 걸작과 졸작에 관한 사유이다.

 

 

 

 

사진작가 정상기는 “10여 년 전 모든 산이 온통 흰 눈으로 하얗게 덮인 12월 한라산 영실코스 등반 도중 우연히 카메라에 붉은 겨우살이를 포착한다. 그 아름다운 매혹에 깊이 빠진다. 그를 애인이라 생각하며 해마다 혹독한 겨울에는 어김없이 1,100고지 이상 눈이 무릎 이상 차는 험한 눈밭을 헤치며 매혹적인 애인을 찾아 깊은 숲속으로  향한다”고 말한다.

  

  겨우살이(mistletoe)는 ‘똥’이라는 뜻의 단어mistel와 ‘나뭇가지’라는 뜻의 단tan이 합성어이다. 이 명칭은 새가 씨를 퍼뜨리는 방법에서 비롯되었다. 새가 겨우살이의 열매를 먹으면 끈끈한 씨는 창자를 그대로 통과하여 배설물과 함께 나뭇가지에 쌓인다. 겨우살이의 씨는 나뭇가지의 틈새에 자리를 잡고 싹을 틔우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겨우살이는 서양의 신화에서 성스러운 나무로 여겨진다. 로마 시인인 베르길리우스(BC 70~19년)의 장편 서사시인 「아이네이스(Aeneid)」에 등장하는 ‘황금가지(Golden Bough)’가 겨우살이의 가지라는 것이다. 황금가지는 현세와 내세를 잇는 것, 천계로 가는 여권, 마법의 가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신비롭고 영험한 식물로 알려져있는 겨우살이는 북유럽 신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신화에서 겨우살이는 평화와 사랑의 상징으로도 묘사된다. 겨우살이는 인간에게 항암제 원료로도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 미슬토렉틴”(Mistletoe Lectin)이라는 약품이 만들어져 암 치료와 암세포 증식 억제제로도 사용되고 있다.

 

 

 

 

겨우살이가 기생하는 나무는 뒤틀리고 결국 겨우살이가 앉아 있는 부분 중간에서 영양분을 먹어 버리기 때문에 소아마비에 걸린 것처럼 작아지며 결국에는 절단이 된다고 한다. “어쩌면 그 풍경과 색채에 앵글을 맞추면서 그곳에서 일어나는 삶과 죽음, 그 자연 안에서 이루어지는 어마어마한 생사의 갈림길에 혈투와 질서를 포착하는 것이다.” 라고 작가는 말한다.

 

  정 작가에게 셔터의 순간은 늘 새로운 시선이 탄생한다. 눈 덮인 겨울 숲은 하얗고 붉고 검은빛의 이미지의 조합으로 또 다른 존재로서의 겨우살이가 존재하는 비밀의 숲의 영역을 드러낸다. 여기서 그는 시간성과 공간성으로 빛의 의미를 창조한다. 촬영의 시간과 장소를 수십에서 수백 번 이동하면서 겨울나무의 움직임을 만들고, 셔터 위의 손가락의 예민함을 연쇄하여 빛의 음영을 조각한다. 이 순간은 배경에 맞춘 조리개도 카메라 셔터 숲도 겨울 풍경도 숨을 멈춘다.

 

 

 

 

정 작가는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의 삶이 흡사 제주도 원주민들의 삶과 많은 점이 닮았다고 말한다. 척박한 환경에서 삶을 일구고 자손을 이어온 바람의 섬 제주도 원주민들을 생각하며, 작가는 “작품의 흰색은 평화의 섬 제주도를, 나무의 검은색은 제주도 화산석 현무암을, 그리고 붉은 겨우살이의 열매는 제주도 원주민들의 삶을 표현하였다”고 한다.

 

 

 

이번 사진전 오프닝에 중국대사, 일본대사 등 많은 내외빈들이 많이 참석하여 축하를해주기도하고 직접 작품을 구입한다고도 했다. 바야흐로 K-Pop 대중문화에서 한 차원 격상된 다양한 문화로 안목 높은 소비자를 사로잡는 명품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아티스트, 갤러리, 관객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누가 혁신의 키를 쥘 것인가. 점점 관객이 떠나고 있는 대중예술의 하향평준화에 혁신의 신호탄이 터져야 할 때가 왔다. “문화영토는 실크로드다.”(탁계석) 그 확장은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기쁨을 준다. 내가 죽으면 갖지 못하는 소유의 땅이 아니라 죽어서도 영원히 갖는 영혼의 땅이요 불멸의 가치다. 그래서 불멸의 명작이라 하지 않는가! 정상기의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도 수작이요 명작이다. 예술가는 문화영토를 넓히는 첨병이다. 여기에 우리들이 개발하지 못한 땅을 일구어야 한다. 우리는 시대적 고난과 시련을 넘어 희망으로 가야 한다.

 

 

“한라산 붉은 겨우살이의 강인한 생명력과 그 기운을 받아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라는 메세지를 전하며 정상기 작가는 겸손하게 웃는다.

 

 

 

 

 

 

원종섭 한국예술평론가 정회원

redfox0579@naver.com

010-7474-0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