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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해시계는 밤에도 잠들지 않는다.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낮과 밤이 공존하는 것
생명과 죽음이 공존하는 것

 

동이 트기 전 새들은 잠을 자고 
나무의  숲도 잠을 잔다

잠든 것들 모두는 다시 깨어난다 
깨어난 것은 다시 잠을 잔다

 

윤회의 겁을 사는 

시간의 잠은  날아 오르는 힘이다

햇살은 날개를 타고
다시 날아오르다
등줄기가 따사한 때, 2시던가 3시던가 

시간에 꽃이 핀다 

 

해시계는 밤에도 잠들지 않는다

어둠 속에 눈을 길러  
별들이 소멸하고 생성하는
우주의 텃밭을 가꾼다  

 

해시계는 잠들지 않는다

잠든 영혼에 
째각 째각 반짝이는 바늘이 되어  

경각(警覺)을 찌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