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동행기 2012년 ] 대전시향 유럽 정통 클래식 관객과 통했다

체코 헝가리 비엔나 독일 감동 선사하고 돌아와( 2012년 12월 )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베엔나 무지크 페어라인 황금홀


우리 클래식에 대한 유럽 관객의 반응은 어떨까. 유럽으로 떠나기 전, 금노상 지휘자의 대전시립교향악단은 나름대로 각오를 다지면서 유럽 무대를 준비했다. 유럽정통 무대에 서기에 앞서 가진 대전예술의전당과 서울예술전당에서의 2회 공연이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처럼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종래의 교민음악회와 차원을 달리하는 정통 클래식 청중과 만나는 초유의 기회로 실제 95% 이상이 현지 관객이었기 때문이다. 간간히 우리 교포들의 얼굴을 찾을 수 있을 뿐이었다.


유럽 최고의 음악 강국인 체코(12월 8일), 헝가리(11일), 비엔나(14일), 독일(16일), 그것도 헝가리의 리스트홀이 리모델링중이어서 부다페스트의 이탈리아 문화홀을 제외하면 체코의 스메타나홀은 이 곳 사람들의 자긍심과 애국심으로 지어진 최고의 극장이고 비엔나 무지크 페어라인 황금홀은 우리가 신년음악회를 영상으로 보던 세계 최고의 극장이다.

 

부다페스트 이탈리아문화홀  

 

뮌헨의 헤라클래스홀 역시 음향이 매우 좋았고 이곳의 바바리안 라디오 오케스트라 전용 무대여서 지휘자와 단원들은 클래식의 본고장에 우리 클래식을 선보인다는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때문에 적지 않은 긴장감도 있었지만 현지의 반응은 자신들의 레퍼토리를 연주하는 코리아 오케스트라에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특히 비엔나에서 앙코르 곡으로 라데츠키 행진곡이 끝나자 함께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던 관객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하는 감동이 연출되었다. 지휘자 금노상도 “이런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했고 단원들의 가슴도 벅차올랐다.


이번 투어에는 매번 콘서트마다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연주했는데 제2장 잉글리시혼의 그 유명한 고잉홈 테마 선율을 연주한 전완표 오보이스트는 곧 정년을 앞둔 시점이어서 일생 최고의 무대를 선물 받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연주했다며 감격과 감사를 잊지 못한다고 했다.


또 김규태의 장구와 한국의 타악기가 들어간 아리랑에 반응 또한 다른 곡과 다른 매력을 느낀다는 반응이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드보르작 피아노 협주곡 작품 33은 흔히 연주되지 않는 레퍼토리임에도 작품성과 연주의 완성도가 잘 결합되어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다.


첼리스트 여미혜의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이탈리안 홀 연주도 관객을 사로잡았고, 플루티스트 최나경의 모차르트 플륫과 앙코르 곡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낼 만큼 고난도의 테크닉을 잘 구사해 한국인의 예술적 끼를 잘 보여주었다.

 

체코  스메타나홀

 

<유럽 관객들 한국 오케스트라에 호기심과 열연에 감동>


스메타나홀 연주에서 빼뜨르 스칼라(회사원, 45)씨는 “낯선 동양인에 의해 우리들의 레퍼토리가 연주된 것이 무척 경이롭게 들려졌으며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스위스의 마이클 숴윈(스위스 프리브르그대학 교수)씨는 “내게 아리랑 환타지는 한국음악을 새롭게 알게 해준 계기가 되었으며, 작곡가 드보르작의 열렬한 팬으로서 드보르작 피아노협주곡을 백건우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통해 들으면서 새삼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헝가리 이탈리아 문화홀(11일)에서는 켈레멘 에르지(한국·헝가리 문화교류협회원)씨는 “오케스트라가 매우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음색이 인상적이었다. 그간 소규모의 공연단체 교류만 이루어 졌었는데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교류의 가능성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비엔나 무지크 페어라인홀(14일)에서는 객석 1,744석을 가득 메웠고 마리아 라임 프레시토(회사원)씨는 “동양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처음 듣게 됐는데 너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었으며, 특히 앙코르로 연주한 오스트리아 사람에겐 애국 행진곡으로 여기는 라데츠키 행진곡과 한국의 아리랑 환상곡은 연주 내내 감동적이고 황홀한 기분을 갖게 했으며, 오늘 음악을 선사해준 한국의 대전시립교향악단에게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관람객 도라(비엔나국립음대 교수)씨는 “한국의 오케스트라가 드보르작과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골드홀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며, 특히 아리랑을 즐겁게 들었는데 아리랑을 연주하는 단원들이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보았다고 하면서 다음 기회에 한국음악을 더 들었으면 좋겠고 전체적으로 표현력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독일 뮌헨 헤라클래스홀에서의 연주회는 객석 1,2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로 관객 중 귄터 피셔(51, 엔지니어)는 “전체적으로 조화롭고 환상적인 연주회에 감탄했으며, 한국음악을 처음 접했는데 타악기의 소리에 감탄했고 연주가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유럽 현지 대사 영사 대거 참석해 교민들 자긍심 고조>


이번 유럽 투어 음악회에는 현지의 관객은 물론 주 체코 오갑렬 대사, 헝가리 남관표 대사와 권영섭 한국문화원장 부부, 주오스트리아 조현 대사와 알바니아 대사 빌리 미라롤리, 안드레아스 쿨 전 국회의장과 전 오스트리아 총리 프란츠 칼, 재유럽 한인 총연합회 박종범 회장, 독일 영사관 신동민 영사와 독일인 명예 영사 하인츠 만을 비롯한 한국인 교포들이 참석했다.


대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한인 교포들에게는 고국의 자긍심을 높이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그러나 체코에서는 얼마 전에 한국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이곳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려다 보이콧 당한 일도 있고, 단원을 장악하지 못해 힘겨워 보이는 경우를 보았는데 이런 불안한 인상을 말끔히 씻어준 좋은 연주로 교포 사회에 큰 자긍심을 준 것”이라 말했다.


앞으로 글로벌 무대가 시작되면서 너나없이 묻지마 식의 해외 콘서트가 열리지 않도록 공공지원이나 문화체육관광부의 검증 절차가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대전시향은 이번 유럽 콘서트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단원과 지휘자가 합심해 더욱 좋은 음악으로 대전시민을 만날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시립 오케스트라들이 30~40년 전에 창단되어 체질과 운영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서 앞선 행보로 지역 문화의 한계성을 뚫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금노상 지휘자와 단원이 보여준 투어 콘서트의 성공은 한국 오케스트라의 목표점을 높인 작업이었다. 이제 세계 시장이 낯설지 않음을 보여주었고 강남 싸이 등 대중예술에서의 관심을 K-클래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아리랑뿐만아니라 우리의 우수한 창작을 더욱 개발해 세계 시장에 레퍼토리화 할 수 있는 과제와 함께 이로써 혁신적인 오케스트라 운동의 새 물결 일어날 것이란 점에서 의미 있는 유럽 투어 콘서트였다.


사진설명<체코 스메타나홀,헝가리 이탈리아 문화홀 ,독일 뮌헨 헤라클레스홀, 비엔나 무지크페어라인홀은 사진 촬영금지> See l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