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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 노트] 부산시립합창단 사(史)를 받아 들고 

기록의 중요성 인식하는 계기로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역사에 기록을 남긴다는 것, 민초(民草)에겐 해당이 되지 않는다. 민초는 풀이기 때문이다. 남는 것은 작품이다. 그렇다고 모든 게 남는 것이 아니다. 천(千)의 하나, 만(萬)의 하나가 남는다. 그래서 개인의 보관이 아니라 박물관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누구나 박물관에 들어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대부분의 개인 활동은 자취없이 사라지지만 그래도 전체를 기록하면서 들어 가게 된다. 그 힘이 하나의 역사가 된다.  그래서 뮦어야 하는 것이다. 
 
부산시립합창단 사(史) 청탁이 왔을 때, 큰 고민없이 제의를 받아 들였으나 , 보지 않은 때의 상황을 글로 기술하는 것의 한계성이 너무 컸다.  그 많은 합창 공연, 엇비슷한 레퍼토리와 늘 반복되는 공연들, 들어 보지도 않은 창작을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 소리가 재료인 순간의 흐트짐을 어떻게 담아 낼 것인가? 그렇다고 합창곡 해설을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태어난 합창단사를 받아드니 참 많은 사람의 땀이 녹아서 역사가 됨을 새삼 느낀다. 참여한 편집진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이들 역시 필자와 같은 고민을 하였으리라. 편집 구성과 다자인 등을 하면서 겪었을 고통은 이제 영원한 기록으로 남는다.

 

축사에 부산광역시장 박형준, 발간사 부산문화회관 대표이사 이정필. 부산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이기선이 눈에 띈다. 

 

여기에는 부산시립합창단 역대 지휘자를 비롯해  다양한 항목이 들어 있다. 필자가 전체의 흐름을 조망하는 통사를 썼다 ‘레퍼토리의 변화로 본 비전과 도약’이다. 기록과 자료에서 무한히 열등한 우리 음악계의 기록 문화에서 최초의 합창사 발간이 우리의 발자취를 다시 생각해보고, 한 단계 성숙한 공연문화로 가는데 작은 보탬이 되된다면 흘린 땀의 수고에 답하는 것이라 위안하고 싶다.  거듭 지난 반세기를 이끌어 온 합창 지휘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