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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피아노 독주회

로베르트 슈만(1810-1856)의 생애와 음악 

K-Classic News  이백화 기자 |

 

 

독일 낭만주의 음악에 큰 족적을 남긴 슈만은 쇼팽과 같은 해인 1810년에 태어났다. 산업혁명 이후 시민들의 과학적, 민주적 사상이 고양되며 진보적 사상과 보수적 사상이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이 시기에 모국어의 존중이라는 점에서 낭만주의 시와 문학운동이 전개되며 새로운 국민주의가 일기도 하였고, 인간 내면의 환상, 자유, 열정을 탐구하는 유심론적인 성향이 대두 되었다.  

 

슈만의 아버지는 쯔비카우에서 저술가이자 서적상을 하였고 어머니는 외과의사의 딸이었다. 슈만은 일찍이 괴테, 쉴러, 바이런, 쟝 폴 등의 낭만 문학에 심취하였다. 7세부터 음악교육을 받았고, 16세에 부친의 사망으로 부친의 유언에 따라 법대에 진학하였다. 20세에 파가니니의 바이얼린 연주를 듣고 음악에의 길을 결심하여, 프리드리히 비크의 문하에서 음악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연주자가 되려하였으나, 무리한 연습으로 손가락에 부상을 입게 되어 작곡에 전념하게 된다. 한편 프리드리히 비크의 딸이자 연주가로 명성을 날리던 클라라와의 열정적인 연애는 음악사에 길이 회자되고 있다.  

 

슈만은 24세부터 ‘음악신보’라는 독일 최초 음악지의 창간자가 되어, 10년간 편집장을 맡아 통찰력있는 비평으로 쇼팽, 멘델스존, 브람스, 베를리오즈 등의 음악을 세상에 소개하였다. 슈만은 “순수하고 낭만적 정신에 충만한 음악가들”의 단결을 꿈꾸었고 이 상상의 단체를 ‘다비드 동맹’이라고 이름 지었는데, 음악 속에서 진실한 영혼의 표현을 찾기보다는 단순한 여흥만을 추구하려는 음악가 부류와의 투쟁을 목표로 하였다. 30세에 클라라와 결혼한 후 라이프찌히, 드레스덴, 뒤셀도르프 등지에 정착하며 지휘자, 교수로 활동하였으나, 과로와 정신착란의 증세가 심해져서 44세에 라인강에 투신 자살을 시도하였고, 끝내 이로부터 회복되지 못한채 46세에 아까운 생을 마감하였다. 이후 클라라는 88세 까지 살면서 남편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명연주자로 활동하였고, 그들 사이의 7명의 자식을 키워내는 강인한 여성의 삶을 살았다.

 

슈만의 천재성은 본능적이고 솔직하면서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그는 과묵한 편이었고, 필명으로 사용하던 플로레스탄과 (외향적이고 열정적인) 오이제비우스의 (내성적이고 사색적인) 양극적인 성향이 그의 글에서 뿐 아니라 음악에서도 모습을 드러낸다.

 

‘토카타’ 작품7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재학 중이던 1829년에 작곡하였고, 수정을 거쳐 1832년에 완성, 친구인 작곡가 루드비히 쉰케에게 헌정되었다. 비르투오조적인 무궁동의 리듬에 대위적인 선법이 가미된다.

 

‘환상소곡집’ 작품12

1837년 여름에 완성, 영국의 여류 피아니스트였던 안나 로베나 레이들라브에게 헌정되었다. 클라라를 향한 사랑이 가득 담긴 8개의 소곡으로 이루어졌다.

 

1.‘저녁에’ 하루를 마치고 조용한 휴식과 회상에 잠기는듯 하다.

2.‘비상’ 마음이 들뜨고 열정이 피어오른다.    

3.‘왜?’ 두 연인이 서로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는듯 하다.

4.‘변덕스러움’ 호쾌하고 즐거운 에너지를 느낄수 있다.

5.‘밤중에’ “이 곡을 마치고 헬로와 레안다의 얘기를 찾아내고 무척 기뻤습니다. 레안다는 매일 밤 헤엄쳐서 사랑하는 사람이 기다리는 등대로 가고, 사랑하는 사람은 관솔불을 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부르고 대답하고, 포옹의 노래, 그리고 아쉬운 이별... 아름답고 로맨틱한 옛 전설입니다” 라고 슈만은 클라라에게 편지하였다.

6.‘우화’ 동화를 들려주듯 아기자기하고 흥미롭다.  

7.‘꿈속의 얽힘’ 꿈속에서 질주하듯 경쾌한 모습이다.

8.‘노래의 종말’ “마지막은 즐거운 결혼식으로 용해됩니다. 또한 당신을 생각하는 아픈 마음으로 되돌아오며 혼례의 종과 휴식의 종이 섞여 울립니다.”

 

‘크라이슬레리아나’ 작품16

1838년에 작곡, 쇼팽에게 헌정되었다. 제목은 E.T.A.호프만의 소설 ‘고양이 무어’의 등장인물인 젊은 음악가 크라이슬러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슈만은 “클라라에 대한 생각이 노트 한권 만큼의 새로운 선율이 되었다”고 하였는 바, ‘환상소곡집’에 비해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8개 악장의 장,단조의 교차, 빠르고 느린 템포의 대조 속에서도 깊은 통일감이 배어난다.

1.격렬하게 / 2.정성을 다하여 빠르지 않게 / 3.격앙되어 / 4.느리게 /

5.생기있게 / 6.느리게 / 7.몰아치듯이 / 8.재빠르게 유희적으로    

 

 

이 혜 경   Pianist Hyekyung Lee

 

1959년 원주 태생의 피아니스트 이혜경은 6세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교육대학 콩쿨, 이화경향 콩쿨에서 1등 입상 후, 서울 신포니에타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국립극장 무대에 데뷔하였고, 이후 서울시향 청소년음악회, 한국 쥬네스 오케스트라의 창단공연에 솔리스트로 선정되었다.

 

서울예술고등학교를 명예졸업하면서 독일 엣센 폴크방음대에 입학, DAAD 독일정부장학생에 선발되었으며, 이후 뮌헨 국립음대의 전문연주자과정을 최우수성적으로 졸업하였다.

 

재학시절 폴크방음대 콩쿨과 독일 음악대학연합 콩쿨 입상, 포르투갈의 비안나 다 모타 국제콩쿨에서 바흐상을 수상하였으며, WDR 독일 라디오방송 등지에서 다수의 녹음을 하였다.

 

1984년 귀국독주회로 한국 음악펜클럽이 수여하는 ‘이달의 음악가상’을 수상하였고, 이후 음악동아 선정 ‘올해의 음악가상’, 한국음악협회 선정 ‘한국음악상’, 한국음악비평가협회 선정 ‘서울음악상’을 수상하였다.

 

미국 케네디센터, 링컨센터를 비롯하여 독일, 호주, 아일랜드, 영국, 오스트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알제리, 일본,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연주하였고, KBS향, 서울시향, 코리안심포니, 바로크합주단, 아일랜드 얼스터 오케스트라, 오사카 뉴필하모니, 러시아 우파 국립교향악단, 루마니아 올태니아 필하모닉, 크라요바 필하머니, 몰도바 방송교향악단 등과 협연을, 패트릭 갈로와, 막상스 라리외, 스테픈 번즈, 강동석, 뉴부다페스트 현악사중주단, 콜로라도 현악사중주단, 쾰른 트리오 등과 실내악을, 그외 창작곡 초연 등으로 600여회의 연주활동을 펼쳐왔다.

 

바흐에서 현대음악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파토리를 보유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혜경은 풍부한 소리와 깊이있는 해석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루이지애나, 자카르타 국제콩쿨 심사위원과 독일 자브뤼켄 국립음대의 교환교수를 역임하였고, 러시아의 Classical Records사에서 15여종의 음반을 제작하였다.

 

그녀는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 피아노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며,  Piano On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