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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칼럼] 모국어에 의한 향토 소재 가곡 개발, 김해가 나섰다

지역의 자긍심, 정서 소통이 K클래식 활성화에 지름길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자존심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뿌리 의식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심이 있다.  감정의 여러 스펙트럼 중  자존심, 자존감이 가장 강력한 감정의 핵심 본질이다.  평소 아무리 좋은 관계라 해도 그 사람의 자존심에 타격을 가하는 말을 직간접적으로 한다면 다툼이 되거나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개인이나 사업자, 지역이거나 나라이거나 모두가 자존심이 있다. 자존심이 약한 사람은 비굴하기가 쉽고, 강한 사람은 투쟁적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도 자존심이 걸려있다. 문제는 이게 문화에도 그 자존심이란게 심하게  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나라가  그렇지 못한 문화를 빨아 들여 버린다.  전쟁에서 설혹 점령을 한다고 해도 그 지배지 문화가 강하면 그 문화가 상위에 올라간다. 약한 것은 큰 것에 붙어서 생존해야 하니까 문화도 빨리 흡수해 버린다. 자기 문화의 고유성을 지키고 그 가치를 높이는데 일심동체가 되어야 그 지역의 고유성과 개성이 살아난다. 

 

퀸에리자베스 여왕 장례식에 위풍당당행진곡이 울려 퍼진다면 윤석렬 대통령의 입장은? 

 

엊그제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에리자베스 여왕 장례행사에 참석했다.  순간 필자는 얼굴이 화끈 거렸다. 만의 하나 군악대가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을 연주한다면, 윤대통령의 반응이 어땠을까?  어, 이거 내 취임식때  수없이 반복해 틀었는데,  "왜 너가 여기서 나와??" 라고 하는 상상을 해 본 것이다. 영국의 제 2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한쪽에선 한류열풍이 난리인데 우리가 자존심도 없이 남의 나라 국가를 썼구나. 신년음악회가 되었으니 드보르작의 신세계로 새 날을 맞는다?? 송년이 되었으니 베토벤 합창 교향곡으로 프로이데 쉐네~ 어쩌구 저쩌꾸, 직접 핵석은 안되지만 외워서 독일 노래 부르는 것을 영광으로 느끼며 지난 수십년을 살아왔다.  세계의 명곡이니까, 인류의 유산이니까, 부르는게 당연하고 즐거운 것, 시비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배타적 관계 벗어나 포용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해야 시너지  

 

그런데 우리나라는 문화적 자존심이 약하다. 5천년의 찬연한 문화를 당당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사대주의. 외국 유학파 등에 의해 우리 가곡. 우리 전통을 부끄럽게 생각해 왔다. 그러다 보니 아카데미의 본령인 대학에서부터 우리 가곡을  밟아 버려 다루질 않는다. 개념없는 성악가들에 의해 가곡이 학술연구에서 배재된 것이다. 클래스에 학과목이 없다.  그걸 하는 곳은 한예종과 안양대 두곳 뿐이다. 그러다가 자업자득, 지금 작곡과가 사라지고 좀 있으면 성악가 사라질 순서가 올 것이다. 순망치한이라고, 이걸 알아야 하는데 안타깝다. 가곡이 가장 잘 소통하는 모국어 정서인데 이걸 깡그리 무시하고 이태리, 독일, 프랑스 가곡만 하고 있으니 제 발등을 제가 찍꼬서도 아프단 소리 조차 못내는 것 아닌가.   

 

지역마다 자존심은 있지만 건강한 자존심이 아니라 배타성이다.  아무리 기우제를 지내면서 가곡을 한다고 해도 타 지역에서 다른 지역의 가곡을 부르지 않는다. 예를 들면 필자가 칸타타 8 작품을 만들었는데 칸타타 한강을 제주도나 대구 혹은 김해에서 한다면, 시민반응이 어떨까?  예산 쥐고 있는 공무원 입장에선 '이거 뭐하는 겁니까? 왜 한강을 우리가 합니까?'.  한강이 민족의 젓줄, 우리가 살아 온 어마한 역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땅과 강의 경계만 보는 인문학적 소양의 결핍이 아닐까 싶다. 

 

그러다보면  충남에선 금강을 영남에서는 낙동강을 , 순천에선 섬진강을 울산에서는 태화강을 진주에선 남강을 해야한다.  그런데 곡이 없는게 아니다. 충분히  만들었다지만 서로 배타하고 불러 주질 않는다. 때문에 한강이 스메타나의 몰다우가 되기엔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래서 방향을 틀어서 외국합창단이 불렀다.  제주에 민요풍의 가곡 노래가 수없이 만들어졌다지만 육지에서 불려지는게 가뭄의 콩이다. 이런 배타성을 지금부터라도 극복하고 풀어 가야지 정치가들도 따라 배울게 아닌가. 

 

                  칸타타 한강 중에서 두물머리 사랑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 (지휘 임재식)

 

어제 김해 성악 경연대회 심사를 다녀왔다. (17일 오후 5시). 이걸 6년째 해온 것을 처음 알았다. 참여자들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 시쳇말로 전국의 선수들이 큰 관심을 갖고 도전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여기에 '김해와 경남 소재'라는 향토성 주제를 기치로 내 걸었다. 필자가 왜 이제 알았을까? 지역의 홍보성의 한계로 보였다. 그렇다고 경연 우승자가 한 두번 부른다고 노래가 회자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속적이고 선순환의 우승곡 띄우기 작업이 필요하다. 

 

수상자들 기념 촬영 

 

김해 음협 백승태 지화장의 뚝심으로 살려온 가곡 경연대회, 본격적으로 꽃피워야  

 

이를 풀어가는데  지역들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무릎을 쳤다.  K가곡을 위해 K클래식조직위윈회가 나서야 하겠다. 전국의 모든 시들이 자기 고장의 관광명소나 역사 스토리, 음식 특산품 소재로 노래를 만들고 서로 왕래하는 문화 교류를 터보자.  이게 한번하고 내년에 봅시다!~  해서 될 일이 아니지 않는가. 가곡이 일회성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상호의 어려움과 문제를 풀어가면서 시너지를 만드는데 K클래식이 컨트롤타워가 되어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문화적 자좀심을 살리지 못하면서 타 지역 문화는 배타하고,  외국의 작품은  1%의 방어벽도 없이 받아들이는 새대주의 강국, 이젠  자존심을 키켜야 한 때다.  오징어도 나오고 문어도 나오고 포항 물회도 나올 수 있는 유연성과 창의성이 한류 강국 대한민국을 살리는 원천이 되어야 한다. 

 

K클래식 조직위 콘트롤 타워 역할 해서 가곡 선순환 생태계 만들 것

 

혼돈과 갈등의 대한민국,  서로를 끌어 안지 못하는 포용, 문화가 풀어야 한다.  그래서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곡으로 우리가 지역간에 소통할 수 없지 않는가.  각 고장의 민요와 장단, 판소리가 붙어서 놀다 보면 영호남도 풀리고 남복도 풀린다. 이게 바로 김구 선생께서 그토록 꿈꾸던 문화 강국 코리아가 아니겠는가! 

 

             K한류의 모든 것, 2022 한국문화축제 (9월 30일~10월 8일)

 

 

 

 

 

 

 

 

 

 

 

 

 

 

 

 

 

 

 

 

 

 

 

남포범주(최영섭), 수로왕릉의 가을 (박경규), 신어산에 비 내리고 (심은영), 함허정 (장하라).삼치풍범(이귀련 ),구지가 (박규동), 김해 모심기 노래 (최석태),구지봉 (백승태), 김해 모심기 노래 (유병은) ,김해아리랑 (백승태), 수로왕릉 (김동진)인데 대부분 처음 듣는 제목이고 지역명도 생소하다.

 

가곡 하나가 알려지면 지역 브랜드의 대표성을 갖을 수 있다.  로렐라이 언덕 별 볼 것도 없지만 

그 노래하나로 수만명의 관광객이 오지 않는가. 산타루치아. 돌아오라 쏘렌토로, 이게 돌아와요 부산항 가요에만 있는게 아니다.  이수인의 석굴암 노래도 있고 , 재주 오돌또기도 있고, 바야흐로  케이컬쳐 케이 클래식으로 외국아이들이 우리 노래를 한글을 배워 부르는 경연을 시작했다. 

 

김해의 어마한 역사성과 왕가의 자존심을 허황우가 지금 뛰고 있듯이 김해 가곡 바람이 더 불어야 한다.  몸집은 작으나 강단이 있어 보이는 지회장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