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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정의 현장 리뷰] 제 41회 대구음악제 “뉴 르네상스를 위하여"

클래식, 실용, 국악 경계 허물고 화합 상생의 길 열어야

K-Classic News  서은정 작곡가  |

 

 

400여명 생활음악오케스트라 시민과 만나

 

2022년 1) 대구음악협회(회장: 방성택) 주최 제 41회 대구음악제 “뉴 르네상스를 위하여”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지정된 대구에서 한창 진행 중이다. 특별히 9월 14일은 실용음악, 생활음악, 동요 분과에서 주최하는 Passion, Smile, Love의 노래라는 타이틀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오카리나와 에어로폰을 비롯한 각종 생활음악악기를 지도하며 작년에 이어 금번 행사의 총괄을 맡은 디렉터 김준우씨는 Jazz Group "Pulse"의 연주를 시작으로 리틀하모니, 행복을 부르는 아이들, 대구교대부설초중창단의 연주, 합창단을 포함하여 400여명 규모의 생활음악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대구 시민과 만날 수 있도록 이번 연주회를 기획하였다.

 

Grazin'in the grass 외 3곡을 연주한 첫 스테이지의 Jazz Group "Pulse"의 연주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이유는 Jazz Group의 연주를 그랜드홀에서 제대로 본 것이 처음이기 때문인데, 트럼펫과 색소폰(음악감독 및 연주: 이상직)의 조화가 매우 절묘했고 일렉기타와 베이스 기타, 건반, 드럼은 한국인 색깔이 나는  Jazz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때로는 악기만으로 때로는 보컬(김수혜)과 색소폰이 어우러지는 맛깔나는 무대였다. Jazz를 밝은 곳에서 어린 나이에 처음 관람하게 되는 초등학생에게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줄 것 같은 기대를 가져다주었다.  

 

두 번째 무대는 리틀하모니(지도: 마소영)의 연주였는데,  아기 천사를 방불케 하는 사과나무 의상을 입고 사과를 들고 입장하여 사과나무, 우리들의 음악시간이라는 두 곡을 들려주었다. 어린이 소리이지만 무대를 꽉 찬 성량으로 놀라게 하였다. 

 

 

'행복을 부르는 아이들', 깜짝 발랄한 몸짓의 감동 연출 

 

셋째 무대는 형형색색의 원피스를 입고 나온 행복을 부르는 아이들(지도: 이상미)의 무대였다. 클래시컬한 도입이 갑자기 발랄한 분위기로 이어지도록 만든 동요 “고향의 봄”과 “노래하는 친구들”이라는 곡을 불러주었었는데 역시 동요를 어찌나 맛깔나게 부르는지! 목소리와 몸짓이 하나가 되어 깜찍발랄한 감동을 선사한 무대였다.  

 

넷째 무대는 우렁차고 건강한 소리가 돋보이는 대구교대부설초중창단 (지도: 권은희)의 무대였다. “말의 향기”와 “넘어져도 괜찮아” 라는 곡을 불렀는데 요즘 세태에 딱 어울리는 메시지와 감성이 묻어나 우리가 쓰는 말들로 사회가 밝아질 것을 약속하는 건강하고 참신한 무대였다.  

 

휴식시간이 지나고 아주 거대한 무대가 이어졌다. 생활음악악기인 오카리나, 팬플루트, 에어로폰, 칼림바, 우쿨렐레, 하프를 연주하는 성인 그룹과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을 연주하는 유스 오케스트라가 앞서 연주했던 Jazz Group, 어린이 보컬과 함께 연주하는 400명 규모의 생활음악오케스트라 연주였다. 서은정 편곡의 시대를 초월한 마음 OST + 아리랑, 시그널(Signal) 음악(지휘: 김산봉) 과 접목된 CM송 메들리가 연주되어 공감과 친근함을 더해주었고 온 관객이 어깨를 들썩이며 즐거워했다.

 

마지막 무대는 익히 알려진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와 이문세의 “붉은 노을”(지휘: 주선영) 두 곡이 연주되었다. 이수은 편곡으로 생활음악악기들로 편곡된 편성이 얼마나 무대를 아름답게 장식했는지 전국에 흩어져 활동하는 생활음악악기 연주자들이 총동원된 이 무대는 클래식 오케스트라 악기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무대에서 또 다른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보여주면서 아울러 손자 손녀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3대가 함께 즐거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게 하였다.

 

 

현대음악 작곡 전공하였으나 생활음악에서 선한 영향력 발견 

 

이번 연주회에서 편곡을 맡으면서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더 적격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다. 대학에서 클래식 전공, 최종학위도 현대음악을 한 내가 생활음악 악기 편곡을 많이 해보지 않았다는 이유였는데 그 근심도 잠깐 마음을 바꾸었다. 클래식 전공을 했고 현대음악까지 작곡했던 사람이 ‘왜 음악을 하고 현재까지 음악인의 삶을 살고 있나’ 했을 때 종국에는 나와 내 주위 사람들에게 음악적인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도 다른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고 더 보람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뛰어들어 연구하고 편곡을 했었다.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출발을 

 

이제는 클래식이니 실용이니 국악이니 경계를 짓는 일보다는 서로 화합하고 서로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할 때가 왔나보다. 음악을 즐기는 곳에는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하는 같은 마음이 되는 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 아닐까 싶다. 대구음악제가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모두 함께 하는 무대를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또 코로나 시대지만 주저않고 큰 무대를 용기 내어 만들어 낸 모두에게 감사와 축하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글. 작곡가 서은정) 

 

             문화체육관광부 홍보영상 2022 한국문화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