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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칼럼] K클래식뉴스 창간 1주년에 만난 두 사람의 지휘자가 K클래식 방향이다

마인드와 경험 충분하고 창작 열정도 불타고 있었다

K-Classic News 탁계석 평론가 |

 

 

전주시립합창단 김 철 지휘자와~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은 ‘체험’이다. ‘ 체험’은 ‘확신’을 부르고 ‘확신’은 ‘열정’을 부른다. 다시 ‘열정’은 ‘속도’를 품고 달린다. 

 

K 클래식 뉴스 창간 1주년을 맞아 무엇을 할까? 장마와 폭염이 변주(變奏)인 상황에 코로나의 재확산 중에 케이크를 자르는 기념식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루 1천500 명을 넘나드는 조회 수는 정말 빠른 속도의 성장이다. 때문에 뉴미디어의 힘을 정확하게 ‘인식’시키는 방향성을 더 확산하고 싶다. 그것이 길이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매거진들이 하나씩  종이를 떠나지 않는가.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성공 모델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행사' 보다 '사람' 찾기에 나섰다. 전주행 고속버스를 향했다. (8월 1일) 

 

그러니까 K클래식의 핵심 역량인 ‘창작’에  본격적인 가속이 필요하다. 때문에 평소 눈여겨 보았던 창작 마인드의 두 지휘자를  만난 것이다. 전주시립합창단 김 철 지휘자와 얼마 전까지 군산시향을 맡았던 지휘자 백정현이다.


5년 전 이용주 작곡가의 ‘윤동주 음악극’으로 만났던 김철 지휘자는 무르익은 창작 마인드와 노하우로 한층 숙성해 있었다. 그는 피아노 본의 윤동주 악보를 보고 작품에 확신이 들어 극단, 국악관현악단, 무용단. 합창단의 합동 공연으로 총체극을 만들기 위해 새롭게 예산 편성을 따냈고 이를 단체가 돌아가면서 올리는 ‘올해의 작품’ 스타일을 창안해 내어 정례화시켰다. 지금까지 김 지휘자는 윤동주를 포함해 모두 3작품을 했는데 올해는 ‘엄마’란 작품으로 근대사 3대(代)의 여성의 삶을 그려내 큰 호평을 받았다. 

 

 

 

국립합창단 출신으로 독일에서 귀국하여 1기 국립 지휘자 클래스를 마치고 고향인 전주시립에 부임하여 올해 재임을 받아 11년 차 지휘자 활동을 하고 있는 베테랑,  최장수 상임 지휘자이다.

 

전 군산시향 백정현 지휘자와~  

 

또 한 사람, 군산 시향의 백정현 지휘자는 춘천 출신으로 오스트리아에서 13년 공부한 후 춘천시향을 맡아 5년을 했고, 얼마 전까지 군산 시향을 지휘하였다. 필자가 백지휘자를 알게 된 것은 오병희 작곡가의 ‘조국의 혼’ 중 몇 곡을 2년 전에 6월 호국음악회에서 올리면서다. 그는 인터넷 동영상을 서치하여 작품을 발견했고 모르는 작곡가에게 전화를 해서 공연을 올릴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그리고 지난해엔 오 작곡에게 위촉하여  ‘항쟁’이란 작품을 올려 공전의 히트를 했다. 합창 지휘자가 아닌데 어떻게 칸타타 작품을 위촉하였을까? 의구심이 났다. 우리나라 오케스트라 지휘자들은 베토벤 합창이 아닌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래서 교향악 축제에서 조차 칸타타를 올린 적이 거의 전무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 노래를 좋아하는 지휘자였다. 그래서 특히 오페라에서 솜씨를 자랑해 여러 편의 오페라를 지휘했다. 바로 지난달에는 이용주 작곡가의 6.25 흥남철수를 다룬 ‘메러디스 빅토리아호의 기적’ 이란 작품을 올렸다. 이 작품은 국공립 단체까지 참여한 기금 지원 신청에서 이들을 제치고 홀홀단신 이용주 작곡가의 노력만으로 거금 4억을 따내서 무대에 올렸다. 심사위원들을 설득한 의미있는 공연물이었고 작품의 성과도 좋았다는 평가다.

 

필자와 이용주 작곡가는 어떤 관계인가?  20년 전인가, 무명의 이용주 작곡가의 윤동주를 보러 안면조차 없는 그의 초연을 보러 비가 퍼붓는, 그 먼 먼, 유인촌 장관이 만든 창동의 천막 실험극장에서 피아노 본의 윤동주를 보았다. 작곡가를 알게 되었고 그의 작품성에 공감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흘러서 1일 만난 두 사람 역시 공교롭게 ‘이용주’를 축으로 작품과 인과 관계가 얽혀 있는 게 아닌가!. 우연치고는 묘하다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인데 필자까지 함께 엮이게 되니 마치 10점 과녁을 연이어 맞춘듯한 명쾌한 기쁨이다.  

 

작곡가 이용주의 오페라 

 

아, 하늘의 뜻이 여기에 있었구나. K 클래식 창작에 속도를 내야하는 새 출발점에서 도원의 결의란게 바로 이런 것일 수 있겠구나.  어찌해서든  완성된 상품으로서의 K 클래식 창작이 작가의 자존심이 악보에 있기 보다 작가의 통장에 정확하게 꼽히는 현금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해야 한다. 그래야 창작의 '인식'이 바뀔 것이다. 세계를 넓고  지구상에 오케스트라는 엄청나게 많다. 우리 작품이 그들의 선택에 의해 레퍼토리가 되려면 내가 가진 시간은 너무나  짫다. 그래서 속도가 필요하다.  설명이나 설득이란 구차스러운 장치가 필요없는  스스로 불타는 창의 의지를 가진 동지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그들은 모국어 예술과 빌려 온 예술의 사용에 대하여 분명한 철학적 인식과 개념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미 유학 시절에 깨달았고 특히 성악에서 모국어를 떠나 있는 예술의 효용성에 존중하되 우리 것을 가지고 나가야 함을 체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 실행을 충분히 해왔고 그래서 K클래식의 눈에 띈 것이다. 

 

창작을 둘러싼 또 하나의 환경인 인식 부재와 무개념의 빗나간 정책이나 제도에  중지를 모아나갈 것이다. 결코 혼자서는 풀기 어려운 문제에 겸손함이 지혜의 등불일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 전주 그리고 군산에서 만난 이 두 사람이 K 클래식의 진로와 90% 유전자 확인이다. 나도 이제 창작 드라마를 쓰고 싶다. 창작이 세상의 중심이 되고 이로써 예술이 제 모습을 찾는 감동을 연출해 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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