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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타‘달의 춤’(Dancing of Moon) 박지훈 예술감독 익산시립합창단 취임 연주

CORONATION ANTHEMS HWV 258-261  G. F. Handel

K-Classic News 김은정 기자 |


JIHOON PARK -IKSAN CITY CHOIR

 


2018년 제99주년 3.1절 기념공연으로 국립합창단에 의해 초연된 창작 칸타타 '달의 춤'은 '조국의 혼'(오병희)과 함께 KBS홀 무대에 올랐다. 이후 꾸준하게 연주되면서 창작의 지속 가능한 레퍼토리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이번 연주는 익산시립합창단에 취임하는 박지훈의 지휘로 무대화된다. 

 

칸타타‘달의 춤’(Dancing of Moon) 우효원 작곡 탁계석 대본

 

1.  새벽 : 운명이 어떻게 오는지 아무도 모른다. 아침의 바람은 부드럽고, 옹달샘은 맑은 눈을 뜬다. 늘 그랬듯이 아침을 몰고 오는 새벽은 설레임으로 가득 차있다.    

 

2.  고개 너머 : 언덕은 어머니의 품안 같았다.  아버지의 어께처럼 믿음직했던 산마루. 호젓한 산길로 콧노래 부르며  가는 곳, 누구의 고향일까?  

 

3.  환영 (幻影): 악몽에 산들이 피를 토해냈다. 나무의 뿌리는 하늘로 뻗고, 혼백은 들판을 날았다. 비명 소리가 지쳐 누운 곳에 짐승들이 흰 이빨을 드러내고 웃었다.  

 

Ⅰ. 목소리(Vocalise) -무반주: 魂(혼)을 빼앗긴 한 여자가 길을 헤맨다. 울다가, 웃다가, 낄낄거리며 自我(자아)를 잃고 구천을 떠돌듯 넋두리를 한다.  

 

Ⅱ. 메아리(echoes) -무반주: 지쳐 쓰러져 누운 여자에게 아득한 곳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가까워지다 멀어지다 점점 물결처럼 들리는 환청이 아름답다. 구원의 응답일까?

 

  4. 새야 새야 : 가슴은 차고 시렸다. 산 목숨은 살아야 한다고 어미가 말했다. 꽃들이눈물로 지새우는 밤, 문틈 사이로 실낱같은 한숨이 들어온다.

 

5. 나비의 귀환 : 시냇물이 나비들을 태우고 달렸다. 이름을 부를 겨를도 없이 일제히 피어난 봄꽃이다.  아지랑이, 살랑바람, 아, 우리친구들이 다시 돌아왔구나.  

 

 6. 달의 춤 : 참다못한 달이 땅으로 내려왔다. 손을 내뻗는 춤사위에 흥이 넘쳤다. 사랑, 사랑, 내 사랑, 밤새도록 춤을 추세 .달그림자에 얼굴이 붉어지네.  

 

 

익산시립합창단 제83회 정기연주회 '달의 춤' 작곡 우효원, 대본 탁계석 피아노 송효진, 황찬미

해금. 최민지. 대금, 장광수, 피리 김주희. 가야금 정 은. 

 

익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 익산예술의전당 063 833 0029  

 

<탁계석 창작 노트> 


바람 앞의 등불이었던 우리민족이 1919년 3.1절로 자주독립을 세웠다. 그리고 근대화 100년을 너무나 숨가쁘게 달려왔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했던가. 한국의 얼과 혼을 되찾아 우리 정기(精氣)를 바로 세우려는 예술 작업들이 봇물 터진 듯 일어나고 있다. 칸타타 ‘달의 춤’ 대본가 탁계석의 작품은 어떨까? 그의 창작 노트를 싣는다.

사람들 모두가 달을 본다고 해도 달의 정서는 다르다. 특히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고 한다. 우주 과학으로 보는 눈과 토끼가 방아를 찧는 세계관이 어찌 같을 것인가. 칸타타 ‘달의 춤’에서의 달은 우리의 달이다.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가슴으로 안았던 달이다. 그런 달이 점차 우리 마음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3.1절 100주년을 맞아 높이 떠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 말하지 않는 달의 관점에서 과거와 오늘과 내일을 보고 싶었다. 그 역사의 고난과 좌절, 그리고 아침이 오기를 기다리는 밤의 인내와 태양이 뜨면 자리를 비워주는 것에서 달은 우리를 닮았다.

 칸타타‘달의 춤’은 달의 노래이고, 몸짓이고 춤이다.우리를 달래는 자장가였으면 한다.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우리와 함께 영원하기를 소원하는 어머니의 정한수 기도를 담고자 했다. ‘달의 춤’은 직유(直喩)가 아닌 은유(隱喩)의 대서사(大敍事)다. 새벽을 갈망하고, 암흑의 고초에서 벗어나고 싶어 환영(幻影)에 시달린 달.

아~ 그 때, 만세 소리 함성이 울릴 때 유관순 누나도 저  달을 쳐다 보았을 것이니, 어찌 우리가 달을 잊고 살 것인가. 조국의 독립을 이루고, 달과 함께 추는 춤은 신명의 판이 녹아든 한마당이다. 우리의 희망과 비전을 담고자 했다. 우리의 핏줄 속에 감도는 가락과 흥을 달과 함께, 동포들과 함께, 나아가 외국인들도 우리 춤판에 초대하고 싶다. 우리의 세계와 더불어 평화와 독립의 자유를 누리는 꿈을 가득 담고자 했다.